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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서울시 도시계획의 새로운 변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5 18:47

수정 2024.03.05 18:47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국제도시 서울의 산업구조와 인구특성이 변하고 있다. 산업구조는 첨단지식산업, 금융,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의 첨단기업이 더욱 집중하고 있고, 인구특성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젊은 1·2인가구의 고급인재가 더욱 집중하는 글로벌 경제중심지가 되었다. 다른 국제도시와 경쟁하고 있는 서울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첨단기업과 국내외 고급인재가 선호하는 도시환경, 즉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교육·문화·여가 활동을 골고루 제공하는 수준 높은 도시 공공공간 조성이 점점 중요하게 되었다.

서울시 도시계획은 이런 시대의 요구에 따라서 변신을 시도했다. 기존 도시계획은 담당부서가 계획만 수립하고, 실행은 공공의 다른 부서가 담당하여 계획과 실현이 이원적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초기의 계획 의도와는 다른 공공공간이 만들어지거나 실현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 초에 기존 도시계획국을 도시공간본부라는 조직으로 개편하여 도시공간을 총괄기획, 조정하는 기능은 물론 도시공간을 직접 조성하는 실행 기능까지 통합한 조직으로 개편했다.

도시공간본부의 조직은 주무과인 도시공간전략과와 도시재창조과(기존 도시정비과 기능 포함)를 신설하고 기존 도시계획과, 도시계획상임기획과, 신속통합기획과, 도시관리과, 시설계획과, 토지관리과 등 6개 과를 통합했다. 이 외에도 본부장 밑에 이를 총괄하는 '도시공간기획관'을 신설, 도시공간 혁신을 실현하는 프로젝트매니저(PM) 역할을 하도록 했다.

도시공간본부의 역할은 첫째, 기존의 계획 개념을 기획 개념으로 바꾸어 도시계획은 물론 건축, 녹지, 교통, 문화 등을 포괄하는 종합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한다. 둘째, 계획 기능과 사업부서를 일원화해서 '기획~계획~실행'을 통합적으로 추진한다. 셋째, 기존 평면적 계획을 넘어 현대 도시에서 요구되는 융복합적 기능을 3차원적 입체적 도시로 구현한다. 넷째, 서울 행정구역을 넘어선 수도권 광역생활권 중심으로서 도심 업무, 고용 기능을 담는 광역 중심도시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도시공간본부 중점사업의 목표는 첫째,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공간 혁신이고 둘째,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매력 있는 공간의 창출이다.
첫 번째 목표인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공간 혁신의 세부사업은 ①세운상가 일대 재도약을 위해 상가군(群) 공원화 및 재정비촉진사업 추진 ②서울역·현충원 등 역사성과 장소성이 있는 공간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 ③경부간선도로 지하화와 상부공원 조성 및 주변 발전계획을 수립, 지상철도 지하화 특별법 제정과 연계하여 새로운 입체적 도시공간 조성 ④하수처리장과 차량기지 등 도심부 부적합시설은 이전·재배치하거나 복합화하는 도시인프라 재구조화 사업을 통한 도시공간의 고도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중점사업의 두 번째 목표인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매력 있는 공간 창출의 세부 사업은 ①신속통합기획사업 추진 과정의 지연요소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재구조화 ②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공간을 혁신적으로 개선하여 주민의 매력적인 활력공간으로 활용 ③한강 수변 문화예술 랜드마크 조성으로 도심 속 여가공간으로서 한강의 역할 강화 ④경희궁 역사문화공원을 광화문광장(월대 복원), 율곡로 복원사업, 흥인지문의 역사문화공원 등과 연계하여 동서 역사문화축 조성 ⑤서울 대개조의 모습을 보여주는 최첨단 도시홍보 공간인 '미래서울 도시관' 조성 등이 있다.


새로 개편된 도시공간본부가 기존 도시계획국 조직의 역할과 한계를 뛰어넘어 첨단기업이 입지하고 싶어하고 젊은 고급인력이 계속 살기 원하는 매력적인 도시공간을 많이 조성, 서울시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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