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AI가 분석한 韓 산업은?…탄소중립 '기회' 공급망 '리스크'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6 14:34

수정 2024.03.06 14:34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로 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경영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디지털 전환과 AI 기술 발전이 우리 기업에게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라는 분석이 나왔다. 탄소중립과 글로벌 시장은 '기회', 공급망과 3고 현상은 '리스크'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0대 상장기업 중 올해 경영 메시지를 확보한 47곳을 대상으로 챗GPT를 활용해 업종별 기회와 리스크 요인, 올해 경영 전망 등을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챗PGT가 분석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회' 요인은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에 따른 경쟁력 강화 △탄소중립 기조 강화 △글로벌 시장 확장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리스크' 요인으로는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고물가·고환율·고유가의 3고 현상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 지체 등이 꼽혔다.

'디지털 전환과 AI 확산'은 기회인 동시에 리스크 요인으로 꼽혀 눈길을 끌었다.
AI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현재의 경쟁력마저 상실할 수 있는 우려와 더불어, 성공적으로 적용한다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공존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챗GPT가 분석한 기회요인들은 최근 글로벌 경제·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술에서는 AI와 탄소중립을 주목해야 하고 시장에서는 중국을 대체할 신흥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며 "동시에 공급망 재편 등의 리스크 요인들을 보여주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이를 간과하지 말고 적극 대응해야 함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회·리스크 요인을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반도체 업종은 '고성능 반도체 시장 수요 증가'가 기회 요인으로 나타났다. AI 발전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필요성이 커진 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차전지에서는 '신기술 개발 및 고도화', 금융업에서는 '디지털, 비대면 채널 확대', 조선업계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가 각각 기회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리스크는 업종별로 대내외 시장 및 글로벌 환경 변화, 고령화 등 인구구조와 환경 규제 등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반도체는 코로나 이후 커진 '공급망의 불확실성'에 따른 비용 증가와 전략적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됐다. 이차전지는 '전기차의 캐즘(깊은 틈·일시적 정체)', 금융권에서는 '인구구조의 변화', 조선업에서는 '선박 생산능력' 등이 리스크로 꼽혔다.

챗GPT에 올해 기업들의 경제전망을 물어본 결과, 약 절반에 가까운 24곳(49%)이 올해 경제가 작년보다 어려울 것으로 답했다. 반면 긍정적일 것이란 응답은 25.5%에 그쳤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이미 해외에서는 챗GPT 등 대형언어모델(LLM) 인공지능을 경제, 금융 등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최고 경영자의 메시지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AI를 통해 가공해 경제 분석에 활용한다면 숫자 기반 통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