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EU, 무기 자급자족 확대…'나토 확장'에 러도 군사력 키운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6 17:53

수정 2024.03.06 17:53

집행위 '방위산업전략' 첫 발표
유럽산 무기 50%까지 늘리기로
軍장비 공동구매 등 거래 활발히
트럼프 방위비인상 언급 등 요인
러 "북유럽 영토 방위 연합 훈련"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본부 앞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로이터뉴스1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본부 앞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로이터뉴스1
유럽연합(EU)이 오는 2030년까지 유럽산 무기 비중을 50%까지 채우는 것을 골자로 한 방위산업전략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올해 미국 대선 후보가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용 부담 압박에 방위산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 국경 지역에서 군사력 증강에 나섰다.

■EU, 2030년 유럽산 무기비중 50%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유럽산 무기 비중을 50%까지 채우는 것을 골자로 한 방위산업전략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전략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국방 조달 예산의 최소 50%를 EU 내에서 지출하도록 권장된다. 2035년에는 목표치가 60%로 확대된다. 또 전략에는 EU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신규 구매하는 군사장비의 40% 이상은 공동구매로 조달하고 EU 내 방산 거래 규모를 35%까지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방위산업전략의 목표는 EU 회원국들의 방산업체를 활성화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무기 자급자족을 늘리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EU의 무기 수입 비중은 80%에 달했고 이중 60% 이상을 미국이 차지했다.

여기다 트럼프가 나토 방위비 문제를 거론하며 유럽이 자체적인 안보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 공감대가 형성됐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2년간 우리 방위산업 상황은 급격한 늘어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만큼의 생산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선거와 관계없이 대서양의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라며 "무기 조달 능력 향상으로 더 강력한 동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는 방위산업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다음해부터 2년간 약 15억유로(약 2조원)를 투입할 방침이다. 베스타게르는 "15억유로가 방위산업에 있어서는 그리 많은 돈이 아니다"라면서 "국방 책임을 맡고 있는 EU의 27개 국가 정부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군사력 강화

최근 나토 확장으로 위기를 느낀 러시아도 군사력 강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 장관은 "핀란드와 향후 스웨덴의 가입을 통해 나토가 확장되면서 우리도 북서부와 서부 전략 방면에서 병력 증강에 나섰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헝가리 의회가 지난 2월 25일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통과시키자 나토 동진에 대응해 14년 전 폐지했던 군관구를 부활시켰다.

핀란드 가입과 사실상의 스웨덴 가입으로 세를 확대한 나토는 북유럽 방어훈련을 진행한다. 4일 미 AP통신 및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나토는 오는 15일까지 노르웨이와 신규 회원국인 핀란드, 스웨덴 등 3개국 영토에서 '북유럽 대응 2024'라는 이름으로 북유럽 영토 방위를 위한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에는 이들 3개국과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등을 비롯한 전체 13개국에서 2만명 이상의 군인이 참가할 예정이다.

핀란드는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수십 년간 유지해온 비동맹 원칙을 깨고 나토 가입 신청을 했고 지난해 4월 회원국이 됐다.
스웨덴의 경우는 지난 2월26일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있던 헝가리 의회의 비준을 통과, 이르면 이달 안에 정식으로 32번째 회원국이 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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