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테크

학세권·초역세권에도… 2월 서울 비아파트 경매 찬밥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6 17:57

수정 2024.03.06 17:57

상가 낙찰가율 5개월만에 최저
학군·직주근접 오피스텔도 외면
나홀로 응찰 등 투자수요 냉랭
아파트 보다 높은 대출금리에
공실률 높아 관망세 이어질듯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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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바실리체 오피스텔 전용 45㎡은 감정가 8억8500만원에 경매에 올랐다. 한달 후 유찰돼 7억800만원에 최저입찰가격이 형성됐고, 나홀로 응찰자가 7억3501만원(낙찰가율 83.5%)에 낙찰받았다. 전세 보증금이 약 7억원에 달해 낙찰 후 세입자를 찾으면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투자가 몰리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학군 및 직주근접 수요가 있는 대치동 주거용 오피스텔도 고가인 경우에는 찾는 사람이 드물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내 오피스텔, 상가, 빌라 등 비 아파트 경매 낙찰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부동산 침체 및 고금리·대출규제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요가 줄고 매매가격마저 떨어지면서 찾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낙찰율은 경매 법원에 오른 경매물건 중 낙찰된 물건의 비율을 뜻한다.

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서울 비아파트 낙찰율은 상가 15%, 빌라 9.8%, 오피스텔은 9.5%에 그쳤다. 전월대비 모두 떨어졌다. 낙찰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다는 의미다. 상가 낙찰율은 지난해 11월 14.1%, 12월 20.1%, 올해 1월 21.5%로 저조하다. 낙찰가율 역시 올 2월 65.6%로 지난해 9월(63.3%) 이후 5개월만에 최저치이다. 평균 응찰자는 2.11명에 그쳤다.

오피스텔 낙찰율은 전월(17.3%) 대비 7.8%p 하락했다. 지난해 2월(7.8%) 이후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빌라 낙찰율은 전월(14.9%) 대비 5.1%p 하락해 지난해 7월(8.7%) 이후 최저치이다. 낙찰가율은 76.7%로 전월(78.2%) 보다 소폭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는 2.79명이다.

서울 비아파트 경매 물건 중 2월에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상위 10건 대다수가 단독 응찰이다. 상가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물건은 서울 개포동 대청프라자 지하 1층 23㎡의 소형 점포다. 감정가 1억4000만원에 응찰자 2명이 경쟁해 1억9000만원(낙찰가율 135.8%)에 낙찰됐다. 하지만 대청역 내 초역세권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기대 이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경매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응찰자 2명, 낙찰가율 135% 정도는 투자 수요가 많이 참여하지 않은 결과"라며 "유찰이 됐다면 아마 더 많은 응찰자가 몰렸을 것이다. 상가의 경우 경기침체로 임차인을 찾기 어렵고 공실도 높아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경매물건의 빙하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비아파트는 상업용 부동산으로 임대수익이 목적이지만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고, 매매가격은 하락하고 있어서다. 황규석 비전법률경매 대표는 "상가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해당하는 1~2층도 경매 수요가 많지 않다"며 "아파트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8%에도 가능하지만 비아파트는 4%대 중반으로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서울 임대수익률 4%가 나오기 쉽지 않아 경매시장에서도 보수적인 시각이 뚜렷하다"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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