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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미 대선 경선 포기...4년 뒤 재도전 시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7 02:15

수정 2024.03.07 02:15

[파이낸셜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포기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5일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헤일리는 그러나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로이터연합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포기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5일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헤일리는 그러나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로이터연합


열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포기하지 않았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이하 현지시간) 후보 사퇴를 공식화했다.

헤일리는 전날인 이른바 '슈퍼화요일' 경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역전하지 못해 이날 결국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패배가 확실해지기 전까지 트럼프에 맞서 경선을 지속하면서 인지도를 높였고, 공화당 지지자들의 후원도 쏟아졌던 터라 4년 뒤 대권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헤일리는 6일 자신이 주지사를 지내기도 했던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후보사퇴 선언을 했다.

그는 찰스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를 원했다"면서 "그 일을 해냈다"고 자평했다. 헤일리는 "후회는 없다. 비록 더 이상 후보는 아니지만 믿고 있는 것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비아냥과 조롱, 압력 속에서도 슈퍼화요일 패배 전까지 후보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던 헤일리는 트럼프 지지선언도 미루며 트럼프와 끝까지 줄다리기를 할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가 그를 유엔대사로 꽂았지만 헤일리는 호락호락하게 트럼프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헤일리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우리 당과 그 외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 것은 이제 트럼프 자신에게 달렸다"면서 "트럼프가 표를 확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고의 정치는 사람들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동기에 끌어들이는 것"이라면서 "우리 보수당의 정치적 동기는 지금 더 많은 사람들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헤일리는 또 자신의 롤모델 가운데 한 명인 마거릿 대처 영국 전 총리의 말을 인용해 이런 포용력이 공화당 대선후보가 갖춰야 할 자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중을 그저 좇지 않으면서 자신의 신념을 지켜라"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에서 사퇴하지만 정치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헤일리는 계속해서 국내·외교의 보수정책을 설파하겠다면서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고립주의, 방만한 재정 등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 의회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헤일리는 의회가 "지도자들은 없이 그저 추종자들로 가득하다"면서 당선 회수가 제한돼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폈다. 또 미 유권자들에게는 "혐오와 분열의 어둠을 배척하라"고 호소했다.

앞서 3일 워싱턴DC에서 승리하며 반전을 노렸던 헤일리는 5일 15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진 슈퍼화요일에 오직 인구가 적은 버몬트주에서만 승리해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사실상 패배했다.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그 전에 패배해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다만 올해 52세인 헤일리는 아직 젊어 이번 경선을 통해 확보한 인지도와 중도층 흡인력을 바탕으로 4년 뒤 대권에 다시 도전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편 트럼프가 호시탐탐 쫓아낼 기회만 노렸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대표는 6일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오는 11월 대선 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매코널 대표는 그러나 이것이 트럼프 개인에 대한 지지는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매코널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 그가 내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코널은 역대 최장수 상원 정당 대표이기도 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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