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친명계 습격에 '비명 횡사' 대참사…비명계 "李 사당화 완성 단계"[2024 총선]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7 10:56

수정 2024.03.07 10:56

민주 공천갈등 또 불붙나
송갑석 "친명일색 후보...중도층에 악영향"
김종민 "치밀하게 기획된 결과"
홍영표 "체포동의안 가결 보복 한 것"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6일 늦은 밤 발표한 총선 지역구 20곳의 경선 결과에 따라,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무더기로 탈락했다. 친명계 원외 후보에게 밀린 것으로, 당내 계파 갈등에 또다시 불이 붙고 있다.

'비명횡사'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비명계 의원들은 '충격적인 결과'라며 "치밀하게 기획된 결과"라는 성토를 쏟아냈다. 지난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의 후폭풍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비명 현역 7명 탈락...모두 '친명'에 밀렸다

7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4~6차 경선 실시 결과, 박광온·윤영찬·김한정·강병원·정춘숙·전혜숙·이용빈 등 비명계 현역 의원 7명이 경선에서 패배했다.

구체적으로 △원내대표를 지낸 3선 박광온 의원(경기 수원정)은 친명계 김준혁 당 전략기획부위원장에게 밀렸고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에 포함된 윤영찬 의원(경기 성남중원)은 친명계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에게 패배했다.


아울러 △하위 10%인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을)도 친명계 비례대표 김병주 의원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윤 의원과 김 의원은 하위 10% 평가에 따라 득표율 30% 감산을 적용한 결과로, 핸디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와 함께 △강병원 의원(서울 은평을)은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에게 밀렸고 △정춘숙 의원(경기 용인시병)은 친명계 원외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의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에게 패했다.

또한 △전혜숙 의원(광주 광진갑) 역시 원외 친명계인 이정헌 전 JTBC 앵커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갑)은 이재명 대표의 사건을 변호했던 광주고검장 출신 박균택 당대표 법률특보도에게 패배했다.

원외간 대결에서 '친문 대 친명' 구도로 주목 받았던 충북 청주 상당에서도 친명계가 승리했다. 문재인 정부의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친명계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에게 밀렸다.

홍영표 의원.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사진=뉴스1
홍영표 의원.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사진=뉴스1
■"충격적 결과"...'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

한밤중에 비명계 대거 탈락이라는 대참사가 일어나자 비명계 의원들은 "친명 구도가 강화된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은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비명계로 지칭된 분들이 모두 탈락한 결과"라며 "커밍아웃을 했든 안했든 간에 또 상당수 하위 20%가 포함돼 있는 분들이 역시 탈락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위 20%에 속한 송 의원은 조인철 전 광주 문화경제부시장과 경선을 앞두고 있다. 송 의원은 비명횡사 결과에 대해 "전체 총선 구도에는 좋은 결과가 아니다"라며 "당 내부의 결집과 단합을 약화시킬 것이고, 유권자 보기에도 친명 일색의 분들로 후보가 정해져 중도층 표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맡은 김종민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다 치밀하게 기획된 그런 경선 결과"라며 맹폭했다. 김 의원은 "유튜브가 몇 달 동안 친명당선 비명낙선 선동을 해대는데 지도부가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그것을 활용해서 이번 경선을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결과에 지난해 9월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박광온 의원은 지난해 4월 원내대표로 선출됐으나,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책임으로 5개월 만에 사퇴한 바 있다. 당시 원내수석부대표였던 정춘숙 의원도 함께 사퇴했다.

전날 탈당을 선언한 홍영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당시 이 대표에게 법원 출석을 추천했던 것이 자신이 컷오프(공천 배제)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6월 임시국회에서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선언해 놓고는 갑자기 체포동의안 부결 요청 편지를 의원들에게 보냈다"며 "저는 당시에 그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에 가서 서명하면 되지 않느냐. 그 문제를 정리해야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더 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것 때문에 보복을 한 것"이라고 했다.
'친문 좌장'인 홍 의원은 "이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계획했던 대로 사당화의 완성 단계에 왔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