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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전공의 색출? 일진 이냐" 대통령실, 경찰 대응 주시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8 10:50

수정 2024.03.08 11:26

전공의들 병원 이탈 속 일부 복귀
현장 남은 전공의 색출 의도성 글 올라와
대통령실 "환자 곁 지키는 동료들을 좌표 찍어"
"학교폭력 일삼는 '일진'과 무엇이 다른가"
경찰 "엄염한 범죄"..구속수사 언급

지난 7일 오전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사들이 진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7일 오전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사들이 진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는 가운데, 복귀하거나 현장에 남은 전공의들을 색출하려는 의도성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환자 곁을 지키는 동료들을 좌표 찍어 색출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학교 폭력을 일삼는 소위 ‘일진’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강도 높게 비난, 학폭(학교 폭력)에 준하는 엄정한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경찰은 색출 행위가 진행될 경우에 대해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수사 가능성을 밝혔고, 대통령실은 경찰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복귀한 전공의를 색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비판하면서 "대다수의 양식있는 의사 분들은 이러한 불의(不義)한 행태에 맞서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고도의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의사 집단에서 좌표 찍기 등을 통한 복귀 전공의를 색출하려는 작업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대통령실은 재차 강조했다.

관계자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려는 의사들의 복귀를 가로 막는 따돌림이 있다면 어느 국민이 용납할 수 있겠나"라면서 "경찰이 이러한 불법 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가 복귀해서 환자 곁으로 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의사는 언제나 환자 곁에 머물러야 한다. 무엇이 본인과 환자, 가족, 우리 공동체를 위한 길인지 의사 한분 한분들이 잘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당부했다.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최근 올라온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게시물에 따르면, 전국의 70여개 수련병원 의료 현장에 남아있는 전공의들의 소속 과 등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목록에는 전공의 이름 일부와 출신학교들이 담겨 사실상 색출 작업이란 지적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엔 "복귀하고 싶지만 불이익, 눈초리 등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집단행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글도 게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청은 전날 "복귀한 전공의 등의 실명을 게시하는 행위나 협박성 댓글은 형사처벌 될 수 있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면서 "중한 행위자에 대해선 구속수사를 추진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구속수사' 언급에 대통령실도 경찰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외에도 의사들이 최근 의대 증원 반발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들을 동원시켰다는 글도 익명 커뮤니티에 오르는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강압적인 요소가 의심되고 있어, 정부 당국은 관련 대응 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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