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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알레르기 유발물질 '이것'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8 14:59

수정 2024.03.08 14:59

서구화된 주거환경 영향에 ‘집먼지 진드기’ 문제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구화된 주거환경으로 한국인들에게 가장 많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알레르겐)로 아파트에서도 쉽게 서식하는 집먼지 진드기가 꼽혔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강성윤·강원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권재우 교수·일산백병원 알레르기내과 정재원 교수팀이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 성인 19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다중 알레르기 항원 검사(MAST)에서 알레르겐 중 집먼지 진드기 일종인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와 유럽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의료기관을 방문해 MAST를 시행한 19세 이상 성인 19만 6419명을 후향적으로 분석해 이뤄졌다.

교수팀이 대상자들의 47개 알레르겐의 감작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가 전체 대상자 중 3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는 다른 집먼지 진드기에 비해 낮은 습도에서도 잘 서식하는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아파트형 서구식 주거환경에서 잘 발견된다.
반면 바퀴벌레의 전체 알레르겐 감작률은 3.2%로 낮았고, 모든 곰팡이의 감작률도 3% 미만으로 낮았다. 이 역시 주거환경의 변화와 위생 개선으로 인한 결과로 추정됐다.

대상자 중 두 번째로 높은 감작률을 보인 것은 역시 집먼지 진드기의 일종인 유럽 집먼지 진드기로 32.3%를 차지했다. 세 번째는 집먼지 진드기나 고양이털 등이 포함된 집먼지가 26.2%를 차지했다.

이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 증가의 영향으로 고양이털(13.6%)이 네 번째로 높은 감작률을 보였다. 고양이보다 개를 키우는 가구가 많음에도 이번 연구에서 고양이의 알레르겐 감작률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은 고양이의 행동특성으로 인한 알레르겐의 빈번한 노출 가능성과 이 알레르겐의 특성이나 노출 농도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개털(6.4%)의 알레르겐 순위는 전체 47개 중 14위 그쳤다. 다섯째는 역시 진드기 종류인 저장 진드기로 12.5%에 달했다. 봄철이나 가을철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유명한 꽃가루로는 자작나무가 8.2%, 참나무, 돼지풀, 쑥과 환삼덩굴이 각각 4.5%, 3.7%, 2.3%의 알레르겐 감작률을 보였다.

강 교수는 “봄이나 가을에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가장 알레르기 위험에 노출되는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로 나타났다”며 "집먼지 진드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 천으로 된 카펫, 옷, 커튼 등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리 관절을 통해 습기를 흡수하는 집먼지 진드기는 습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평소 실내 온도는 20℃ 전후, 실내 습도는 40% 이하를 유지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카펫이나 소파, 매트리스, 옷 등의 습도도 관리해야 한다.
매우 건조한 환경에서도 진드기가 죽으려면 두 달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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