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대학병원 비상체제 돌입.. 환자 감소에 외래 진료까지 마비 우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0 13:29

수정 2024.03.10 13:31

전공의 사직에 이어 교수까지 합류 조짐
울산대병원 지난 8일부터 비상 경영체제로 전환
전공의 이탈 후 입원환자, 수술 환자 대폭 감소
지방 상급병원인 대학병원 의료 공백 확대 우려
울산대병원 산부인과의 지난 8일 모습. 환자들이 순번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이곳 산부인과는 6명의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울산대병원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데 이어 외래 진료를 담당하는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에 합의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울산대병원 산부인과의 지난 8일 모습. 환자들이 순번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이곳 산부인과는 6명의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울산대병원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데 이어 외래 진료를 담당하는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에 합의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며 일선 병원 전공의들이 이탈한 가운데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지방의 상급병원인 대학병원들의 의료 공백이 심화될 조짐이다.

가장 먼저 사직서 제출을 결정한 울산대 의대의 경우 당장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의 의료 공백이 현실화될 수 있다.

전공의들이 이탈한 상황에서 외래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이들 교수들마저 사직할 경우 중증, 위급환자의 수술과 입원치료 등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미 예약된 수술도 진행 할 수 없어 환자들의 불안감도 커질 수 있다.

울산대 의대 전임 교원은 약 650명인데 지방인 울산대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담당하는 교수만도 약 152명에 이른다.

울산지역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은 이미 전공의 이탈 여파로 입원 환자 20%가 감소하고 수술 환자도 기존에 비해 50% 줄었다. 여기에 교수들의 사직까지 이어지면 병원 경영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이미 병원 측은 지난 8일부터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병동 통합과 함께 직원 대상 휴가 사용 촉진, 무급휴가 도입 예정, 연장근로 제한, 인원 동결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울산대병원은 사내 소식지에서 "현재 병원은 전공의 부재 등으로 인한 수술 및 입원환자 감소에 따른 경영악화로 위기에 처해 있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병원 측은 "비상 경영체제 전환을 통한 긴축 재정과 운영 효율화 방안 실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라며 협조를 당부한 상황이다.

인근 부산의 부산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8일 오후 병원 내부 게시판에 정성운 병원장 이름으로 '부산대병원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최근 전공의 236명 중 216명 사직한 부산대병원은 병상 가동률을 50~60% 정도로 축소 운영하면서 100억원대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울산대 의대에 이어 아주대 의대, 경북대 의대 등 지방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의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 결정 또는 보직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의대 교수협의회는 오는 11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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