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전문가칼럼

[최효선 지재권 이야기] 직무발명제도, 혁신의 원동력 삼아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0 18:46

수정 2024.03.10 18:46

中·獨등선 제도적 뒷받침
우리도 보상제 의무화해
연구자 성과 높일 계기로
최효선 광개토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한국상표디자인협회 수석부회장
최효선 광개토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한국상표디자인협회 수석부회장
연구자의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적용해 과세하는 것이 연구자의 직무발명 창출 및 기술개발 의욕을 저하시키고, 기업의 기술사업화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반발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직무발명보상금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연구자에 대한 세금혜택을 늘려주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세제개편 노력은 이공계 인력의 의대 쏠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으로 사기가 저하된 연구자들의 연구의욕을 고취하고 R&D 투자가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등록 특허건수는 약 13만5000건으로, 그중 약 87.5%인 12만건이 법인의 직무발명 특허이다. 그동안 직무발명 관련된 분쟁사례는 특허발명자들인 전현직 직원이 기업을 상대로 보상금 규모나 적정성을 다투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과세문제 해결과 함께 현재 기업이나 기관이 연구자에게 지급하는 직무발명보상금의 규모나 판단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한 기업이 전체의 39.2%에 불과하다는 통계에 비추어 볼 때 직무발명보상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보다 직무발명보상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현행법상 직무발명 보상체계를 도입하지 않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상당한 규모가 있는 공기업이나 중견기업도 직무발명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직무발명제도 도입을 검토만 할 뿐 그 제도의 운용이나 보상금 지급기준 마련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실제적 제도 도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특허청은 발명진흥법이 기업들이 직무발명 제도를 잘 운영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성격으로,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으로 제도 도입을 유인하는 노력만으로는 제도의 취지와 그 실효성을 제대로 살리기에 부족하다. 직무발명제도를 신고제 또는 등록제로 개편하고, 정부에 보고의무를 부과하는 등 직무발명 보상제도의 법적 의무화를 도입하고 보상금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하여 직무발명제도 도입 및 운영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과학기술성과전환촉진법'에 직무발명 보상기준을 명확하게 명시하여 연속 3년에서 5년간 직무 과학기술성과를 실시, 새롭게 증대된 이익 중 5% 이상의 비율을 직무과학기술성과 및 이전에 중대한 공헌을 한 자에게 장려금으로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독일의 '종업원발명법' 또한 구체적인 직무발명보상 산정기준을 명시하고 종업원과 사용자를 대표하는 중앙기구의 청문을 거쳐 '사적 분야에서의 종업원 발명에 대한 보상지침'을 공표하여 사용자의 기여도, 직무발명의 상업적 이용 가능성, 해당 종업원의 직무와 지위 등을 반영하여 직무발명보상금이 지급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고 있다.

직무발명 보상제도는 연구개발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통해 발명의욕을 고취하고 업무만족도를 향상시키며, 기업 및 기관은 연구개발성과 증진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핵심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제도이다. 국가와 기업의 미래 번영을 이끌어 갈 혁신기술들은 많은 자본과 설비 그리고 우수한 연구인력 투입이 전제되어야 한다.
직무발명제도는 발명자와 사용자 쌍방의 이익을 보호하고 과학기술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이지 기업이나 기관에 부담을 지우는 제도가 아니다. 직무발명제도를 활성화하여 기업의 연구 결과로 도출되는 발명들에 대한 권리귀속을 명확하게 하고, 발명의 실시로 인한 성과를 배분하면서 연구자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연구자의 성과를 기업이 승계하여 사업화에 성공시키고, 그 이익을 적정하게 분배하는 직무발명제도는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혁신과 발전을 이끄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효선 광개토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한국상표디자인협회 수석부회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