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터넷/SNS

탈 많은 티빙 야구중계 개선될까.. 성공 가능성도 보여줘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2 05:00

수정 2024.03.12 05:00

관련종목▶

티빙이 지난 9일 게재한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3루 주자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표기해서 논란이 되자 해당 영상은 수정됐다. 티빙 캡처
티빙이 지난 9일 게재한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3루 주자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표기해서 논란이 되자 해당 영상은 수정됐다. 티빙 캡처

올해부터 CJ ENM의 CJ ENM의 동영상 온라인 서비스(OTT)인 티빙이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경기 중계방송을 실시하면서 프로야구 유료 시대가 막을 올린다. 티빙은 지난 주말 시범경기부터 생중계를 시작한 가운데 많은 과제를 드러냄과 동시에 성공 가능성도 보여줬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지난 주말 KT위즈와의 경기에서 분신술이라도 소환한 듯 1, 3루를 동시에 보는 것처럼 문자 중계에 표시됐다. 티빙 캡처
LG 트윈스 오지환이 지난 주말 KT위즈와의 경기에서 분신술이라도 소환한 듯 1, 3루를 동시에 보는 것처럼 문자 중계에 표시됐다.
티빙 캡처

티빙, 야구 이해도 떨어진 자막·영상 논란

12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 9일 KBO 리그 시범경기 개막을 맞아 야구 중계를 개시했다. CJ ENM이 3년간 KBO 총 1350억원에 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맺으면서 올해부터는 돈을 내고 프로야구 경기를 봐야 한다. 티빙 광고형 스탠더드 요금제를 통해 최저가인 월 5500원으로 KBO리그 전 경기를 1080p 이상의 화질로 즐길 수 있다. 다만 CJ ENM은 시범경기를 포함해 오는 23일 정규리그 개막전부터 다음달 30일까지는 티빙 서비스에 회원 가입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KBO 리그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티빙은 야구 중계 경험이 없었던 만큼 문자 중계 자막과 하이라이트 등에서 각종 문제점을 노출했다.

자막에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 ‘홈인’을 ‘홈런’, ‘3루주자 득점’을 ‘3루수 득점’으로 적는가 하면 타자를 타순이 아닌 등번호로 소개하는 오류를 범했다. 선수 이름, 소속이 틀리거나 한 선수가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처럼 표기하는 등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짐을 드러냈다. 또 하이라이트에서 주요 득점 상황을 찾아볼 수 없거나 KBO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 로고를 가리는 일도 발생했다.

아울러 티빙은 야구팬 누구나 40초 미만 분량의 경기 쇼츠 영상을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으나, 일부 구단 및 팬들이 올린 영상이 저작권 사유로 차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야구 팬들은 “네이버 중계 시절이 그립다” “왜 돈 받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험하나” 같은 반응을 보이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KBO 시범경기를 생중계 중인 티빙 화면 캡처
KBO 시범경기를 생중계 중인 티빙 화면 캡처

빠르게 조치 나선 티빙.. 상승세 이어갈까

티빙은 야구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본 계약을 맺었던 만큼 정규 시즌이 개막할 때까지 최대한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티빙은 시범경기 첫 날 경기가 끝난 지 5시간 뒤에나 하이라이트를 올렸으나 그 다음날에는 이 시간 간격을 2시간으로 줄였다. 문제가 됐던 자막, 영상 정렬 방식 등에 대해서는 바로 수정했다. 티빙 관계자는 "야구팬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빠르게 조치하고 있다"며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야구 팬들 만족도를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티빙은 당초 목표였던 야구를 통한 시청자 유입에는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범 경기가 열린 주말 오후 티빙 라이브 채널 시청자 중 99% 가량이 야구 시청자였을 정도다. 이 같은 시청자 수 증가는 정규시즌이 개막하고 나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갑자기 많은 동시 접속자 수가 몰렸음에도 서버에 문제가 없었다.

기존 네이버 등 통신·포털 연합이 유무선 중계권을 보유했을 때보다 화질은 물론 TV 중계보다 경기 화면이 늦게 송출되는 딜레이 등은 더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놓친 장면을 되돌려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도 인상적이다.

광고형 요금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 광고 판매도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야구 콘텐츠가 티빙의 최근 상승세에 보탬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달 국내 주요 OTT 업체 중 일평균활성화지수(DAU)가 유일하게 5% 증가했으며 1인당 시청시간(502분)도 넷플릭스(422분)를 앞섰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