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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편리한' 농협 실명계좌 발급 덕분... 빗썸, 코인시장 '업비트 독주' 제동 건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1 18:01

수정 2024.03.11 18:01

빗썸이 쏘아올린 '수수료 무료' 시도와 '수수료 인하'가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메기'가 되고 있다. 업비트가 독주했던 시장 판도가 지난해 10월 이후 '춘추전국시대'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활성이용자 수(2월 마지막주 기준)는 전년동기 대비 47.8% 늘었고, 가입자 수는 올해 들어 10만명 이상 늘어났다.

이 같은 점유율 변화의 원동력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거래 수수료 무료화'와 '멤버십 강화'가 첫손가락에 꼽히지만 투자자 친화적으로 달라진 제휴 은행의 역할도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명계좌 제휴 은행은 거래소 신규이용자들에게 '출입문'과 같다. 거래소는 계좌 개설이 간편한 은행과 제휴를 맺는 게 유리하다.
업계에서는 업비트가 케이뱅크로 제휴 은행을 바꾸면서 신규투자자들을 대거 끌어들였다고 분석한다.

지난 2018년부터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빗썸과 NH농협은행은 지난해부터 가상자산 이용자 유입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디지털 전환, 서비스 개선 노력을 통해 NH농협은행의 모바일 뱅킹은 2023 모바일 뱅킹 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모바일 금융환경을 제공하는 'NH스마트뱅킹' 'NH올원뱅크' 등을 통해 빠르고 손쉬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마케팅 허브)를 통해 초개인화 금융 시대를 선언하는 등 디지털 금융에서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NH농협은행 내부에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온도 변화가 느껴진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일선 은행에서 가상자산 거래 목적의 계좌를 만든다고 하면 거절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일선 영업점에 가상자산 계좌 관련 직원 지침이 전달되는 등 코인 계좌 개설에 호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빗썸과 NH농협은행의 실명계좌 제휴는 이달 말까지다. 현재 재계약이 유력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음달부터 '빗썸-농협 동맹'이 '업비트-케이뱅크 동맹'의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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