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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후 판사로 임관·대법원장까지 김용철 '법관의 길'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2 09:30

수정 2024.03.12 11:12

대법원 법원도서관, 대한민국 법원 구술총서 6 '법관의 길 김용철' 발간
대법원 법원도서관 제공
대법원 법원도서관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법원 법원도서관(관장 전지원)은 대한민국 법원 구술총서 6 ‘법관의 길 김용철’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법원도서관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역대 대법원장 등 법원 주요 인사 23명의 구술을 채록하는 사업을 벌인 뒤 이를 책자나 영상으로 공개하고 있다. 공식 기록물에 나타나 있지 않은 중요 활동을 인터뷰 영상과 음성, 사진, 녹취문 등 형태로 보존한다.

고(故) 김용철 전 대법원장은 1924년 경북 성주에서 출생해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1949년 제3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해군법무관을 거쳐 1957년 대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하면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1973년 춘천지방법원장, 1975년 대법관(당시 대법원판사)에 임명돼 1981년 법원행정처장을 겸했고, 1986년 제9대 대법원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3월 14일 향년 99세의 일기로 작고했다.

법원도서관에 따르면 김 전 대법원장은 광복 후 법학교육을 받고 판사로 임관한 뒤 대법원장까지 오른 최초의 인사다.

그가 일제강점기 징병·징용을 피하다 광복을 맞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과정은, 개인의 생애사이면서 광복 후 부족한 판사를 충원하던 여러 법관임용제도의 운영과정을 방증한다는 게 법원도서관 설명이다.

법원도서관은 “지방법원 판사 재임 시 지역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경험한 부정개표 상황은 당시 우리 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면서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법원의 창구로서 사법행정을 맡게 된 춘천지방법원장 시기에 일본어로 기재된 호적을 우리말로 바꾼 경험은 이후 전국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김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장 재임 시절 ‘민사소송규칙’, ‘형사소송규칙’을 제정해 법정운영의 근거를 명확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전산실을 마련한 기억, 대법원장 때 서초동 법원청사 건립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부와 조율하며 ‘사법시설등조성법’을 개정한 일화, 국민과 소통하고 사법부 구성원과 인화를 중시하던 사법행정의 철학 등은 바람직한 법관의 길을 돌아보고 사법부의 역할과 기능에 관해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고 법원도서관은 부연했다.

책은 각급법원 도서실과 유관기관, 공공도서관 등에 배부되고 법원전시관, 사법역사문화전시실 등 법원사 자료 상설전시공간에도 비치된다. 법원도서관 홈페이지의 ‘전자책·오디오북’에서 일반인도 전자파일을 열람할 수 있다.
그의 육성과 생전 모습이 담긴 구술영상은 법원도서관 법마루 영상자료실에서 시청 가능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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