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부산 기업 '굴 자동 양승기', 해외 시장 진출 본격화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3 13:56

수정 2024.03.13 13:56

참코청하, 아시아권 유일 美 보스턴 해산물 가공 전시회 참가
굴 수하연 자동 양승기 개발...굴 자동 분리로 박신 효율 극대화
미국 보스턴 해산물 가공 전문 전시회(Seafood Processing North America, SPNA)에 참가한 참코청하 부스 모습. 참코청하 제공
미국 보스턴 해산물 가공 전문 전시회(Seafood Processing North America, SPNA)에 참가한 참코청하 부스 모습. 참코청하 제공

[파이낸셜뉴스] 농수산물 가공기계 전문기업 참코청하(대표 정석봉)가 지난 10일~12일 미국 보스턴 해산물 가공 전문 전시회(Seafood Processing North America, SPNA)에 참가해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아시아권 가공기계 전문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참코청하는 지난해 11월 전남대 황두진 교수와 공동으로 '굴 수하연 자동 양승기'를 개발했다. 해양수산부 연구과제로 2020년부터 기술 개발에 나서 현장 시운전과 보완 과정을 거쳐 3년 만에 사업화에 성공했다.

이 기계는 성패가 달린 수하연(양식용 줄)을 바다 위로 끌어올릴 때 덩어리로 뭉쳐진 굴을 각굴 형태로 자동 분리한다. 수하연에 굴이 무더기로 붙어 올라오다 보니, 기존에는 작업자가 30㎝ 간격으로 이를 잘라야 했다.


자른 뒤에도 박신장에서 하나하나 개체 굴 형태로 분리해야 한다. 박신작업대에서 이를 전문으로 하는 인력만 2~3명인데 이 기계는 이런 수고를 단번에 덜어준다.

이와 함께 이 양승기는 수하연을 99% 이상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해양,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길이 7~8m에 이르는 수하연은 PVC 계통으로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박신작업 후 굴 패각(껍데기)과 분리되지 않은 수하연이 같이 파쇄돼 무더기로 버려지는 일들이 종종 발생해 악취 문제 등으로 환경단체의 반발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 양승기를 활용하면 굴 수확 중에 수하연을 완전히 회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하연을 굴이나 해양 생물들을 떼면서 끌어올리기 때문에 굴 패각과 섞일 일이 없다. 이는 굴 패각을 재활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굴 분리 후 깔끔하게 회수된 수하연. 참코청하 제공
굴 분리 후 깔끔하게 회수된 수하연. 참코청하 제공

이런 장점 때문에 이 양승기는 현재 경남 통영시 동백수산 굴 채취선에서 시범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통영시를 비롯해 경남 거제시·고성군, 전남 여수시 등의 양식 어가에서 설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통영시에서만 지난해 40여개 업체가 양승기 설치를 위해 지자체 보조예산을 신청했다.

정 대표는 “기존 덩어리 형태의 굴은 박신작업이 느릴 뿐 아니라 껍데기를 떼기 어려워 버려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 양승기를 이용하면 박신작업 효율이 10~20% 늘고, 양품률도 높아지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5년 설립된 부산 강서구 참코청하는 2011년부터 별도 기업 부설연구소를 두고 매년 국책연구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출 10% 이상을 기술 개발에 투자하며 고주파 해동기, 오징어 자동 할복기 등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일본, 유럽, 미국 등에 기계를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보스턴을 비롯해 벨기에 브뤼셀,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의 관련 박람회에 잇따라 참가해 새 기술을 알리고 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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