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동남아는 미중 경쟁의 수혜자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3 16:08

수정 2024.03.13 16:08

중국과 아세안 통합 빨라져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오른쪽) 중국 총리가 수잔 클라크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과 환담하고 있다. 신화통신 뉴시스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오른쪽) 중국 총리가 수잔 클라크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과 환담하고 있다. 신화통신 뉴시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동남아시아지역(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투자 확대가 크게 늘고, 중국과 아세안 간 경제 통합도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난화자오바오는 13일 2016년 아세안으로 유입된 해외직접투자(FDI)는 전 세계 FDI의 6%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17.2%에 달했다면서 천광옌 난양공대 교수의 발표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이는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을 우회해미국으로 수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감소했지만, 중국의 아세안 수출과 아세안의 미국 수출은 증가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이 산업을 고도화시키고, 무역과 투자에서 아세안과 통합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천 교수는 아세안이 2020년 중국 일본 한국 등과 체결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이런 융합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면서, "RCEP 대상국은 중국 수출의 거의 40%를 차지하며, 대부분 동남아시아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중국에서 아세안과 인도 등으로 중간재가 대거 이동하는 등 동아시아 지역 통합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폰을 대표적인 예로 들면서, 무역전쟁 이전에는 중국에서 부품 생산·조립·배급이 완료돼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됐지만, 지금은 아이폰의 중간재의 상당 부분은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 만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의도하지 않게 중국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경제 및 무역 의존도는 더 증가하고 있고, 중국은 이 지역의 더 중요한 경제파트너가 됐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p 하락할 때마다 싱가포르의 GDP는 1.3%p, 말레이시아는 0.7%p, 인도네시아는 0.6%p 각각 떨어졌다.

한편, 천 교수는 중국의 값싼 제품이 시장에 넘쳐나면서 미국 하위 60% 제조업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지난 30년 동안 정체되거나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자 계층은 중국과의 경쟁으로 막대한 손실을 봤지만, 미국 엘리트와 금융자본, 기업 및 주가 등은 중국 시장의 역동성으로 상승하면서 수혜를 봤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중국발 경쟁으로 미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급변했지만 미국 엘리트들은 사회 하층부가 받는 충격을 과소평가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미 취약계층을 위해 목소리를 낼 때까지, 기존의 미국 엘리트들과 자본가들은 미 대선과 발언권을 주도하며 중국의 부상을 수혜를 따먹기만 했다"라고 지적했다.


천광옌 교수는 지난 8일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아시아경쟁력연구소 2024 연례 연구회의에서 미중 경쟁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를 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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