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엔비디아 급등해도 2% 부족한 반도체株..벌써 고점 왔나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3 18:32

수정 2024.03.13 18:32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M16 전경. 뉴스1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M16 전경.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갈아치웠지만, 코스피는 2700선에 오르지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수세로 돌아왔지만 지수 상승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0.44% 상승한 2693.57에 마감했다. 이는 52주 최고치이다. 장 초반에는 2700선을 터치했지만 이내 하락하며 260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 달 7일 이후 한 달 넘게 2600대에서 횡보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밤 뉴욕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27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12% 오른 5175.27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7일(5157.36)의 고점 기록을 3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이날 7.16% 오르면서 이날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날 국내 반도체주 사이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9% 상승한 7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미반도체도 2.04% 상승하며 10만원선을 회복했다.

이에 반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를 독점 납품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1.27% 하락한 16만3600원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 전날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지만 가격이 계속 떨어지며 하락 반전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코스피에서 엔비디아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이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 주가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엔비디아가 최근 주가 약세를 보일 때 하이닉스의 주가도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엔비디아가 올랐음에도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가격 하락의 범인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국내 증시에서 1995억원, 특히 코스피에서는 3210억원을 순매수했다. 2거래일 만에 다시 순매수세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35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3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의 주식을 254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반도체주 팔자세는 이날 급등한 종목에서도 나왔다. 실제로 최근 급등세를 보인 통신 반도체주 자람테크놀로지에 대해서도 외국인은 이날 매도세로 돌아섰다.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외국인의 수급은 2거래일 연속 '순매도'였다.

이 때문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반도체주에 대해 가격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국내 증시에서 스타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반도체주 내에서도 AI 수혜가 강했던 SK하이닉스는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는 상승하면서 차별화된 움직임 나타난 점이 특징적"이라며 "전반적으로 연초부터 이어오던 상승 랠리에 따른 가격부담 속 차익실현 움직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