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기자협회, 사고 취재 방해한 현지 당국 비판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4 00:57

수정 2024.03.14 00:57

성명 통해 기자의 현장 취재 중요성 강조
중국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싼허시 옌자오진의 한 상가 건물에서 13일 발생한 폭발 사고 이후 소방관들이 무너진 건물과 화재 잔해를 수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싼허시 옌자오진의 한 상가 건물에서 13일 발생한 폭발 사고 이후 소방관들이 무너진 건물과 화재 잔해를 수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의 한 상가건물에서 13일 발생한 폭발 사고를 보도하던 관영TV인 CCTV 기자가 현장 취재를 차단당하자 중국기자협회(중화전국신문공작자협회)가 현지 당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기자협회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정당한 취재는 기자의 권리라며 CCTV 기자들의 취재를 막은 지방 현지 당국을 비판했다.

협회는 "한 장의 통고(보도자료)가 진정 현장 보도를 대체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라며 "만약 기자가 없다면 대중은 공식 발표 보도자료를 보거나 인터넷에 널리 퍼진 각종 정보를 보는데, 공식 보도자료는 세세하지 않고, 인터넷 정보는 유언비어가 퍼지는 데 취약해 매체가 정보를 보완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기자는 혼란을 가중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기자는 현장 상황을 사실대로, 냉정하게, 전문적·객관적으로 보도하고, 보도 윤리·규범을 준수해 대중의 우려를 최대한 해소하며, 대중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기자협회는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CCTV 기자 양하이링은 (허베이성) 폭발 사고 핵심 현장에서 생방송 보도를 하다가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나타나 카메라 렌즈를 가리고 기자의 생방송 인터뷰를 중단시켰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에 올라온 다른 동영상에는 '중앙광파전시총대(CCTV가 소속된 차이나미디어그룹)' 표시를 단 여성이 '우리 CCTV 기자 3명은 10여명에 의해 밀려났다'라고 말하는 것이 나왔다"고도 했다.

협회는 "중대 돌발 사건이 발생하면 관련 당국은 전력으로 수색·구조를 전개하는 것 외에도 기자의 취재에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라며 "대중의 반응을 통제하기 위해 간단히 난폭하게 기자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을 막아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CCTV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5분(현지시간) 허베이성 싼허시 옌자오진의 한 상가건물 1층 식당에서 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

1937년 창립된 중국기자협회는 중국공산당이 지도하는 전국 단체로 지난해 기준 총 219개 회원기관이 소속돼있다.

앞서 중국기자협회는 2019년 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당시 홍콩에 있던 신화통신 아시아·태평양 본부 사무실의 파손·화재 사건과 관련해 홍콩의 '폭도'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현지 당국이 취재를 제한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기자협회가 비판 입장을 낸 것은 드문 일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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