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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목발 경품' 사과했다는데.."연락받은 적 없다"는 피해 당사자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4 08:00

수정 2024.03.14 08:00

목함지뢰 피해 용사인 김정원·하재헌 하사의 2015년 모습 / 연합뉴스
목함지뢰 피해 용사인 김정원·하재헌 하사의 2015년 모습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북을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확정한 정봉주 전 의원이 과거 자신의 '목발 경품' 발언에 대해 당사자들에게 사과했다고 말했으나 당사자들은 '사과받은 적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당은 진위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3일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과거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한 바 있다"라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라고 썼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2017년 정 전 의원이 유튜브 방송에서 한 것으로, 그가 공천된 이후 온라인에서 이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정 전 의원은 당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두고 패널들과 대화하던 중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15년 8월 경기도 파주시 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가 폭발한 사고를 언급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당시 육군 제1보병사단 소속이던 하재헌 하사는 수색 작전 중 북한이 매설한 목함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모두 잃었다. 하 하사를 부축해 복귀하던 김정원 하사 역시 추가 폭발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이와 관련 두 피해자들 모두 정 전 의원의 사과를 받은 적이 없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 육군 복무 중인 김정원 상사는 이날 TV조선과의 통화에서 "(정 전 의원이 언급한)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연락도 사과도 받은 적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의도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며 "DMZ에서 지뢰로 부상당한 장병 모두를 칭했다면 그것도 그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하재헌 예비역 중사 측도 정 전 의원 발언과 관련해 사과받은 적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당은 즉시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다. 당 관계자는 "사과의 진위 논란이 불거진 만큼 이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관계 확인 결과 정 전 의원의 '사과 발언'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후보직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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