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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 줄테니 죽여달라" 옛 회사직원 '청부살해' 계획한 40대男, 이유가..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4 08:46

수정 2024.03.14 08:46

그래픽=이준석 기자
그래픽=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과거에 함께 일한 회사 직원을 필리핀에서 살해하려고 계획한 4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4단독 홍은숙 판사는 살인음모 혐의로 기소된 A(43)씨의 죄명을 살인예비로 바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사회봉사 12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14년 5∼7월 옛 회사 직원 B씨(41)를 살해하려고 계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12년부터 자신의 회사에서 함께 일한 B씨가 퇴사한 뒤 경쟁업체를 설립하자 이에 배신감을 느끼고, B씨가 거래처를 가로챘다고 생각한 A씨는 필리핀에 사는 지인 C씨(54)에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C씨에게 "B씨가 필리핀 마닐라에 입국하는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면 죽여줄 수 있느냐"며 "현지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한 뒤 마닐라 외곽 주택으로 납치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살가죽을 벗겨 살해한 뒤 카메라로 촬영해 전송하라"며 "범행에 성공하면 2000만∼3000만원을 주겠다"고 C씨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C씨는 "마닐라 현지 무슬림 킬러에게 돈을 주면 청부살인을 할 수 있다"며 착수금과 활동비 등을 A씨에게 요구했고, A씨는 범행 장소로 쓸 주택의 임차금 등 240만원을 13차례에 걸쳐 C씨의 계좌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수단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실제로 피해자를 (청부) 살해할 의사가 없던 C씨에게 속아 범행한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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