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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 된 새집 마련...'억 소리' 분담금 폭탄에 조합 갈등까지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4 09:12

수정 2024.03.14 09:12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입구에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공사 중단 안내문이 걸려 있다. 뉴스1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입구에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공사 중단 안내문이 걸려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조합 내분으로 번지고 있다. 분담금 폭탄이 조합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공사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곳곳 공사비 갈등...'사업중단' 속출


14일 정비업계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 이후 급등한 공사비가 원인이다.
최근에는 조합 내 갈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시공사는 원자재값 인상에 맞춰 공사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는 공사비 인상 부담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커지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은 시공사와 공사비 인상을 논의하면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최근에는 조합 내 갈등도 커진 상황이다.

지난 6일에는 조합 대의원회의에서 마감재 공사비에 대한 인상안이 통과됐지만 이 과정에서 조합 내 이견이 발생했다. 공사비 협의 절차와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잠실진주 재건축 사업은 지상 35층, 23개동, 2678가구 규모 대단지다.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사비를 기존 3.3㎡당 660만원에서 823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안했고, 조합은 798만원선에서 조율하는 것을 논의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마감재에 대한 공사비 인상에 합의했고, 추후 전체 공사비 인상폭도 논의해 오는 4월말이나 5월초께 총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라며 "예정대로 8~9월 분양과 내년말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 비대위 문제가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지자체까지 나섰지만 난항 거듭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현장 역시 공사비 문제에 이어 조합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조1구역은 지하4층~지상25층 28개동, 아파트 2451가구(임대 368가구)와 부대복리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지난 2022년 10월 착공했지만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조합으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서 올해 1월 1일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설상가상으로 조합장 직무정지 등 조합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돼 공사 재개 협상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태다. 이에 서울시와 은평구 등 지자체가 나선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조1구역은 공사중단 직후인 지난 1월초 정비사업 갈등조정 전문가인 코디네이터 4명을 파견해 은평구와 함께 조합장 대행자 선임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임시조합장 선임을 법원에 요청해 법원의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조1구역은 서울시가 정비사업 갈등 조정 코디네이터를 파견한 첫 사업장이다.
임시조합장 선임에 대한 법원 판단은 통상 2~3개월이 소요된다.

전문가들은 공사중단 현장이 속출하면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는 "원가 상승분을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거나, 사인 간에 공사계약에서도 원가를 검증할 수 있도록 공사비 원가 상승의 타당성 분석을 의무화해 분쟁을 줄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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