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각종 대책에도 잡기 힘든 사과플레이션..단기 해법 못난이 과일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7 14:20

수정 2024.03.17 14:20

[파이낸셜뉴스]
쿠팡이 지난해 9월 우박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못난이 사과'를 대량 구입해 판매한 제품.
쿠팡이 지난해 9월 우박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못난이 사과'를 대량 구입해 판매한 제품.

'금사과'로 인한 사과플레이션(사과값 상승에 따른 물가 인상) 현상이 거세다. 정부는 농협 유통 계열사 등을 통한 가격 할인 지원, 수입 과일 관세 인하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햇과일이 출하되기 전까지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 물가 관리를 담당하는 정책 당국도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검역 등의 이유로 수입이 금지된 사과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실익보다 부작용만 클 수 있어 현실적 대안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17일 유통업계와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최근 사과 가격은 도매, 소매 등 전 유통과정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사과(후지·상품) 10kg 도매가격은 올해 1월 17일 기준 9만740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9만원을 넘었다.
같은 달 29일 9만452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현재도 9만원 초반대를 유지 중이다. 중도매인 상회가 소상인과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중도매인 판매가격도 이달 기준 전년보다 125% 가량 비싸졌다. 시장 소매점 등에서 알이 큰 사과는 2~3개에 만원이다.

올해 사과 가격 급등의 직접 원인은 공급 감소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재해, 질병 등으로 사과 생산량은 전년보다 30% 줄었고, 비정형과(못난이 과일) 생산이 늘었다. 여기에 더해 농가 인건비 및 비료 가격 등 생산가격 인상, 사과 과수 농가 재배 면적 감소 등도 영향을 끼쳤다. 또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해 사과 생산량 감소는 올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집계한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42만 5400t으로 전년보다 25% 줄었다. 기상 악화로 인해 사과 생육기인 여름에 병충해가 발생했고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지난 7일 "사과와 배는 저장량이 부족해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뾰족한 대책이 없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에서 사과를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고 부작용도 우려된다. 외국산 사과가 들어올 경우 질병으로 인한 검역 문제, 국내 사과농가의 폐원과 이로 인한 재배면적 감소 등의 악순환이 생길 수 있어서다. 실제로 2015년 미국에서 불법으로 들여온 사과묘목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상병 피해는 매년 6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으로는 사과 대체 과일에 대한 수요 분산과 못난이 사과 유통을 통한 대책이 그나마 현실성이 있다.
송 장관 역시 지난달 말 용산의 이마트를 방문해 비정형과(못난이 과일)와 소형과를 지속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쿠팡도 우박으로 피해를 본 사과 농가의 흠집난 사과를 60t 가량 매입해 사과 농가의 피해를 줄여주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올해 7월은 돼야 햇사과가 풀리고 사과값이 잡힐 수 있다"며 "'금사과' 논란이 부각되면서 없던 사과 수요도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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