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아" 밤잠 설치게 하는 하지불안증후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4 18:07

수정 2024.03.14 18:07

한국인 10명중 1명꼴로 겪는 수면질환
빈혈·임신 등 철분 부족한 경우에 겪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사람들 10명 1명 꼴로 발생한다는 하지불안증후군은 불면증을 부르는 대표적인 수면질환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를 가만히 두거나 취침에 들 때쯤이면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 수면에 방해가 된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매우 다양해 다른 질환으로 잘못 진단되어 부적절한 치료를 받기도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수면센터 신원철 교수(신경과)는 14일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면서 다른 질환과 유사한 면이 많아 허리디스크, 하지정맥류, 야간다리 경련, 말초신경질환 등으로 오해받기도 한다"며 "낮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고 아무 움직임이 없는 밤시간에만 증상이 나타나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단순히 저리고 불편하다고 해서 진단하지는 않는다. 특징적인 조건이 있다.
첫째, 다리가 불편한 느낌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들어야 한다. 둘째, 이러한 증상이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와 같이 가만히 있을 때 증상이 발생하고 악화된다. 셋째, 이 다리가 불편한 증상은 움직일 때는 없어져야 하며 마지막으로 이러한 증상이 잠을 자려고 누워 있을 때 악화된다는 점이다.

다리가 저리거나 불편한 증상은 특정증상이 아니고 환자들마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다리가 쑤시는 듯 근질거거리는 느낌, 잠을 자려고 하면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쑤시고 따끔거림, 타는 느낌, 전기 오는 느낌, 칼로 찌르는 느낌, 가려움 등의 다양한 불쾌한 감각을 호소한다. 이 증상으로 인해 환자는 잠들기 어렵고 또 자주 깨어나는 불면증을 호소하게 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절반 정도에서 유전적 경향을 보인다.
이와 함께 명확하진 않지만, 뇌의 도파민 부족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된다. 도파민을 만드는 아미노산인 타이로신이 뇌에서 레보-도파로 변환시킬 때는 철분도 필요하므로 철분의 부족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철분이 부족한 빈혈이 있는 경우, 빈혈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임신중인 경우나 철분결핍이 흔히 나타나는 만성신장질환, 요독증 환자에서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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