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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노래에 물구나무서기까지…2030 사로잡기 위해 정치인도 '숏츠'한다[2024 총선]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6 08:00

수정 2024.03.16 08:00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왼) 유지곤 대전 서구갑 예비후보(오) /출처=후보 공식 인스타그램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왼) 유지곤 대전 서구갑 예비후보(오) /출처=후보 공식 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2030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야는 앞다퉈 청년 공약을 내고 청년 인재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지만 돌아오는 건 냉담한 반응일 경우가 많다. 공약은 둘째치고 얼굴을 알리는 일조차 쉽지 않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후보들도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 때문에 이번 4.10 총선에선 2030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후보들이 늘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2030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후보자들은 노래와 춤, 기계체조는 기본이고 자체 코미디를 제작하고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 중에서도 1분 이내의 '숏폼(Short-form) 콘텐츠'를 적극 이용하는 모습이 눈에 띤다. 웃음을 자아내는 짧은 영상으로 바이럴을 타는 게 목표다.

최근 나경원 국민의힘 동작을 후보는 인기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만든 나락퀴즈쇼 코너를 벤치마킹했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나 예상치 못한 정답으로 퀴즈쇼 참여 대상을 '나락'에 보내는 게 목적인 숏코미디 형식이다. '머리가 가장 좋은 정치인을 고르라'고 하면서 누군지 알아볼 수 없도록 정치인들의 머리카락만 보여주고 답하라는 식이다. 나 후보가 선택한 '머리'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동작을 후보/출처=나 후보 공식 유튜브
나경원 국민의힘 동작을 후보/출처=나 후보 공식 유튜브

이 외에도 안철수 국민의힘 성남분당갑 예비후보는 자신의 리즈시절을 보여주는 쇼츠 콘텐츠를 제작해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바이럴 채널에 출연하는 경우도 있다.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는 길거리에서 일반인들을 즉석 캐스팅하는 콘셉트의 '캐스트 유(CAST U) 유튜브 채널에 등장했다. 안 후보는 영상에서 이천수 후원회장과 함께 SNS상에서 유명한 움파룸파 춤을 함께 춘다.

가수 비비의 밤양갱 노래가 인기를 타자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경기 시흥갑 후보는 직접 밤양갱을 부르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인이 스스럼 없이 자신을 망가트리는 모습에 SNS 이용자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 조응천 개혁신당 개혁신당 경기 남양주갑 후보의 '띄어쓰기의 중요성' 영상은 317만회를 기록했다. 조 의원은 영상에서 '이제 명확하네'를 '이재명 확!'으로 바꿔 말하는 등 거침없는 대사를 친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 남양주갑 후보(왼) 문정복 민주당 경기 시흥갑 후보(오)/출처=후보 공식 인스타그램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 남양주갑 후보(왼) 문정복 민주당 경기 시흥갑 후보(오)/출처=후보 공식 인스타그램

인지도가 약한 정치 신인에게도 SNS는 고마운 도구다. 유지곤 대전 서구갑 예비후보(무소속)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인 나루토춤을 국회 앞에서 추는 영상으로 조회수 818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세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는 것도 특징이다. 함운경 국민의힘 마포을 후보는 물구나무서는 사진과 영상을 올리면서 '그랜절 올립니다'라고 썼다. 이른바 그랜절은 절 중에 가장 예의 바른 절을 뜻하는 인터넷 밈이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도 SNS 경쟁이 한창이다. 곽상언 민주당 후보는 선거 유세 중 단수공천 발표를 듣고 기뻐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올렸고,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는 대학생 앞에서 자기소개(FM)을 하고 물을 원샷하는 모습을 포스팅했다.
최 후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에 '형'이라고 써두는 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쓰고 있다.

최재형 국민의힘 서울 종로 후보(왼) 곽상언 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오) /출처=후보 공식 인스타그램
최재형 국민의힘 서울 종로 후보(왼) 곽상언 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오) /출처=후보 공식 인스타그램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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