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병원

의대 교수비대위 "정부 2000명 집착 접어달라"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6 13:19

수정 2024.03.16 13:19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한 회의실에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총회 집단 사직 여부 논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한 회의실에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총회 집단 사직 여부 논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25일 이후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교수들은 사직서를 내더라도 각 수련병원에서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다.

전국 20개 대학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의대교수비대위)는 15일 오후 7시께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이렇게 결의했다.

의대교수비대위를 이끄는 방재승 서울의대교수협 비대위원장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집착을 접어달라”며 이같이 전했다.


방 위원장은 이번 집단사직에 대해 “이 사태를 빨리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이지 결코 환자들을 버리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의대생과 전공의가 복귀해 정상적으로 학문을 배우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다. 사직서 수리 전까지 환자를 떠날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 없이 대치를 지속할 경우 의료대란이 아닌 의료붕괴로 이어지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교수들을 포함한 병원 의료진, 직원 희생과 헌신으로 대학병원 진료가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데 한계가 있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회의에 참여한 의대는 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서울대·아주대·연세대·울산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양대 등이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대학 중 16곳은 전공의에 대한 사법 조치와 의대생들의 유급 조치를 앞두고 이미 사직서 제출 등에 관한 설문을 완료했는데, 이들 대학에서는 사직서 제출 찬성 의견이 압도적이었던 만큼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들 대학은 사직서 제출을 25일에 시작하는 것으로 했고, 학교별로 일정이 다르므로 대학별로 사직서를 각자 내는 데 동의했다. 의대 교수들이 대학별로 사직서 제출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25일은 정부로부터 행정처분 사전 통지서를 받은 전공의들이 의견을 제출해야 하는 마지막 날이다. 25일이 지나면 통지서를 받은 전공의들의 면허가 정지되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를 막고자 교수들이 나선 것이다.

이들 대학은 사직서 제출에 앞서 22일에는 다시 회의를 열고 진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 20개 의대 교수 비대위 회의에 앞서 서울대와 가톨릭대, 울산대 등 3곳은 이미 각자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 이들 대학은 이른바 ‘빅5’ 병원에 속하는 병원들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가톨릭대 교수는 전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위압적인 대응이 계속될 경우 응급 상황을 제외한 수술 및 입원 중단을 포함한 진료 축소, 전체 교원 대부분이 동의하는 자발적 사직 등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나머지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둔 연세대와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18일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결정하고, 성균관의대 교수협은 이번 주 안에 비대위를 출범해 다른 대학과 협력하기로 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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