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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안보 협력'에 역대 정권, 軍장성 출신 대사 대거 투입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6 15:10

수정 2024.03.16 15:10

이종섭 대사 外 장성 출신 다수
방산·안보 협력 강화에 군 출신들 수요 높아
호주와 방산 협력 중요 시점, 이종섭 역할론 제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준장 진급자 삼정검 수여식에서 진급 장성으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준장 진급자 삼정검 수여식에서 진급 장성으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방장관 출신인 이종섭 주호주대사 부임이 이례적이란 평가가 있지만, 방산과 안보 협력 강화 차원에서 군 장성 출신들이 대사로 부임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관 시절 호주에 대한 방산 수출을 진두지휘하던 이종섭 대사가 호주대사로 부임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던 중 이 대사가 부임됐지만, 현재도 신형 호위함 3척의 수주 경쟁이 진행되는 등 그만큼 호주와의 방산협력에서 이 대사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16일 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선 이석구 전 육군 중장이 주아랍에미리트(UAE) 대사로, 육군 장성 출신 이친범·김정호 장군은 주동티모르대사로, 이인태 전 육군 소장은 주나이지리아 대사로 임명된 바 있다.


호놀룰루 총영사에 김대중 정부에선 해군 제독 출신 이지두 전 중장, 이명박 정부에선 서영길 전 중장이 임명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에선 이왕근 전 공군 대장이 현재 주콜롬비아 대사로 재임중이다. 콜롬비아와는 현재 6억 달러(한화 약 7990억원) 규모의 차세대 훈련기 도입 사업을 놓고 협상이 진행중으로, 공군 출신인 이왕근 대사가 전략적으로 배치됐다.

류제승 전 육군 중장은 주UAE 대사로 부임해, 현재 UAE와 군사협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과 UAE는 군사협력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방산·우주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병혁 전 육군 대장도 주사우디 대사로 활동중으로, 최 대사는 사우디 최고위급과의 관계를 구축해 방산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육군 중장 출신인 이종섭 주호주 대사는 호주와의 방산,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시점에 적임자로 판단돼 임명됐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전날 이종섭 대사 임명 배경으로 "우방국 관계와 국방, 방위산업 등 업무 성과와 전문성을 고려한 최고 적임자로 고려해 발탁했다"고 밝혔다.

호주는 우리나라가 미국을 제외하고 외교와 국방장관회의(2+2 회의)를 진행하는 유일한 국가로, 인도-태평양 전략 상 매우 중요한 안보 파트너로 평가받는다.

방산 분야에서도 2021년 7억 8000만 달러(1조400억원) 규모 자주포 수출이 이뤄졌고, 2022년에는 24억 달러(3조원) 규모 장갑차 수출 계약도 성사된 바 있다.

대통령실은 "국방, 방산, 한-호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주 호주대사는 통상적 외교관이 아닌 국방 분야 전문성이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했다"며 "이 대사는 국방장관 시절 국방 및 방산 협력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는 등 국익 증진에 가장 필요한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사 부임이 도피라는 야권의 공세에 대해 대통령실은 "재외공관장은 일정이 모두 공개되며 숨 가쁘게 업무를 진행하는 공적인 직위"라면서 "수사를 회피하거나 도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실제 과거 모 주프랑스 대사의 경우 조사받고 복귀한 뒤 기소도 되지 않아 대사직을 계속 수행한 바 있었던 사례가 있어, 언제든 조사에 응하겠다는 이 대사에 대한 도피 논란에 대해 여권에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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