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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찾은 한동훈, 부산 간 이재명..‘험지’ 집중 공략 양당 수장 속내는?[2024 총선]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8 06:00

수정 2024.03.18 06:00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파이낸셜뉴스]
여야 대표 호남-영남 공략..험지공략 가속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채 한 달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험지 공략'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호남(광주·순천·전주)을 찾아 5·18 존중 입장을 견지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국민의힘 안방'으로 불리는 울산·부산 등 PK 지역을 방문해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전멸했던 호남 지역의 의석 확보를 넘어 5·18과 관련된 수도권 민심을 수성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움직임에는 앞선 총선에서 울산 1석, 부산 3석을 확보한 만큼 더 많은 의석을 얻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호남민심 껴안기..승부수 띄워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15일 순천·광주·전주를 찾아 각종 간담회를 진행하고 거리인사에 나서는 등 현장 유세를 펼쳤다. 특히 한 위원장은 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 간담회 현장에서 "최근 저희 공천 과정에서 광주 5·18 민주화 항쟁과 관련한 이슈들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저와 우리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 항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로 존중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위원장의 호남 유세 전날 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논의 끝에 '5·18 폄훼 논란'이 제기된 도태우 후보의 대구 중·남 지역 공천을 취소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도 같은 날 울산·부산에서 방문인사와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부산 당감새시장 방문 인사 현장에서 "부산 시민 여러분들의 시민 의식이 얼마나 높은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이끌어온 민주주의 성지 아니냐"며 "2년 동안 나라를 이렇게 망쳐버린, 경제를 폭망하게 해 우리 국민들의 삶을 이렇게 어렵게 만든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위원장이 찾은 호남과 이 대표가 찾은 PK 지역은 전통적으로 각 당의 '험지'로 꼽힌다. 먼저 광주의 경우 지난 21대 총선 기준 8개 선거구(동구남구갑·동구남구을·서구갑·서구을·북구갑·북구을·광산구갑·광산구을) 의석을 모두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을이 포함된 전남 선거구 10석 역시 민주당이 독차지했으며, 전주시갑·을·병이 포함된 전북 의석 10석 역시 무소속 1석을 제외한 9석이 민주당 몫으로 돌아갔다.

이재명 부울경 낙동강벨트 탈환 작전

부산·울산 등 PK 지역은 반대 양상이다. 부산의 경우 남구을·북구강서구갑·사하구갑 등 3석을 제외한 15개 선거구(중구영도구·서구동구·부산진구갑·부산진구을·동래구·남구갑·북구강서구을·해운대구갑·해운대구을·사하구을·금정구·연제구·수영구·사상구·기장군) 의석을 모두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석권했다. 울산에서도 북구를 제외한 5개 선거구 의석을 모두 미래통합당이 차지했으며, 경남 의석 역시 민주당 몫으로 돌아간 김해시갑·김해시을·양산시을 등 3석과 무소속 1석을 제외한 12석이 미래통합당 몫이었다.

양당이 상대 당의 텃밭을 집중 공략하는 데에는 의석 확보와 '전국 정당화' 등의 선거전략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16년 만에 호남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며 광주와 전·남북에서 각각 1석을 얻는 등 호남에서 3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5·18 존중을 강조하며 수도권 민심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총선 당시 낙동강벨트(서부산·동부 경남)에서 5석을 확보한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해당 지역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장성철,최창렬 "험지 최선 다해 집중 공략"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국민의힘은 어쨌든 호남 지역에서 의석 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 (한 위원장의 호남 방문에) 의석 확보보다는 '그래도 우리가 이 지역을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와 5·18과 관련해 호남 민심이 들끓으면 수도권에 있는 중도층이나 호남 분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5·18 존중을 보임으로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행보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장 소장은 이어 "민주당의 경우 부산에서 3석을 얻었으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3석도 수성하고, 더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 또한 "국민의힘은 전국 정당화와 호남에서 의석을 노린다는 명분이 있고, 민주당으로서는 낙동강 벨트에서 5석이나 얻었으니 허투루 (PK에) 간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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