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CEO 선임 더 빨리·사외이사 전담조직 설치" 오답노트 제출한 금융지주, 지배구조 '허점' 메운다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8 15:43

수정 2024.03.18 20:46

금융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 로드맵' 제출
KB금융, CEO선임절차 조기 개시
신한금융, 사외이사 평가체계 개선
지방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전담조직 설치' 기본부터
주총 끝나면 금감원-이사회 간담회 재개
4대 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뉴스1
4대 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뉴스1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2023.11.20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2023.11.20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발표된 지배구조 모범규준(best practice)에 맞춰 어떤 부분을 수정·보완할지 이행 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허점 메우기'에 나섰다. 4대 금융지주는 이사회 구성부터 지원·평가 체계까지 시행 중인 내용이 많은 만큼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데 중점을 뒀고 지방 금융지주는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요약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된 직후부터 지주 및 은행 이사회와 간담회를 갖고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평가·CEO 선임절차 보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는 지난 15일 기준 금융감독원에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과 관련 보완할 점과 이행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이달 내 금감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부족한 부분을 '핀셋 보완'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언급한 CEO 승계절차 보완점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B금융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내부 후보자군 육성·관리를 위한 '퓨처 그룹 CEO 코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경영현안주제 발표 △이사회-후보자 간 관계 강화활동을 운영하고 있지만 외부 후보군에 대한 지원 내용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보다 경영승계절차 개시 시점이 1개월 가량 늦다. 다만 KB금융지주는 "CEO 임기 만료 4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평가체계와 경영승계 절차를 개선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주주총회 안건 설명자료에서 △자기평가 30% △동료평가 60% △직원평가 10%로 된 이사회 평가 프로세스를 올해부터 △동료평가 90% △직원평가 10%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모범관행에 "사외이사 평가 시 개별 항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초과해서 객관성이나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은행 지배구조 모범사례 TF 권고사항을 반영해 올해 안에 종합적인 경영승계계획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집합적 정합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12월 이사회사무국을 전략기획부에서 분리·독립시킨 후 CEO 경영승계프로그램 고도화를 추진한 만큼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KB금융지주 등이 운영한 이사회 전문성 매트릭스(Board Skill Matrix)를 활용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집중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모범관행 기본방향 모두 중요한 사안이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3월 중 로드맵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CEO 사법리스크와 관련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승계에 대한 내용도 담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지주·은행 이사회 '기초부터 점검'
농협·BNK·DGB·JB금융지주의 경우 사외이사 지원조직부터 이사회 독립성 확보·CEO 선임절차까지 전반적으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BNK·DGB·JB 등 지방금융지주에서는 사외이사 수 자체는 늘고 있지만 사외이사 전담 지원조직이 없다. BNK금융도 이사회운영위·임원후보추천위·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 산하 3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이사회 사무국이 있지만 전략기획부에서 사외이사 지원 업무를 할 뿐 전담 조직은 없다.

은행 이사회도 이사회 수 자체가 적고 사외이사 전담 지원조직이 없다는 문제가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이에 모(母) 회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사의 수가 적어서 견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유명순 행장을 포함해 5명, 우리은행 이사회는 조병규 행장을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이는 Sh수협·DGB대구·JB전북·BNK경남(각 7명)보다도 작은 것이다.
특히 은행 이사회의 경우 지난해까지 사외이사 등 이사회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이 없이 감사위원회는 은행 감사부가, 보수위원회는 인사부가 도맡아서 일을 처리하는 문제가 있다.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