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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올라 안팔리네"..신차 가격 인하 러시..'카플레이션' 조정기 진입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7 15:44

수정 2024.03.17 15:44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2025년형. 한국GM 제공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2025년형. 한국GM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들어 국내 자동차 업계가 신차 가격 인하 및 동결 기조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 둔화세로 접어들면서 수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던 '카플레이션'(차량+인플레이션)이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차, 가격 인하·동결 확산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2025년형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가격을 직전 2024년형과 동일하게 책정(2188만~2880만원)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엔트리급 모델인데도 고급 사양을 장착하는 등 신차급으로 상품성을 개선했으면서도, 판매 확대를 목표로 가격을 동결했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2023년 3.6%·통계청)을 감안할 때, 가격 동결은 사실상 인하나 다름없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놓은 코나 2024형(연식변경)의 일부 트림의 가격을 40만원 인하하고, 나머지 전체 트림의 가격을 전년도와 동일하게 책정(2516만~3495만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옵션으로 적용하면서도 경제성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2024년형 아이오닉6(연식변경)도 진동경고 스티어링 휠, 2열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등 고객 선호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하면서도, 일부 트림의 가격을 70만원 인하하고, 나머지 트림의 가격을 동결했다. KG모빌리티는 2024 토레스(연식변경)의 가격을 최대 55만원 낮췄다. 제네시스 인기 모델인 신형 G80의 인상폭은 300만원 선으로 당초 예상가보다 인상폭이 크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수입차도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BMW코리아는 6년만에 선보인 베스트 셀링카인 BMW 뉴 5시리즈(완전변경 모델)의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부 전략 모델에서의 가격 동결 및 인하 움직임이 다른 차종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를 만큼 올랐다" 구매 부담에 전략 수정

올들어 신차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에 걸친 자동차값 고공행진으로 신차 구입 가격 수준 자체가 높아진데다 고금리, 경기불안, 생활물가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차 평균 가격은 지난 5년간 36%가량 상승하면서 지난해 5000만원에 육박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대란이 있었던 2021년에는 평균 11.5%나 뛰었다. 지난해에는 인상폭이 2.4%로 줄어들었으나,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들어 2월까지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20만1922대)는 전년 동기비 14.5%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현대차 -16.4%, 기아 -0.1%, 르노코리아 -20.4%, KG모빌리티 -46.0% 등 일제히 판매 역성장을 보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2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2만9320대)도 전년 동기보다 22.5%나 줄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 등 일부 인기 모델을 제외하고, 일선 영업 현장에서 판매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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