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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선대위 첫 회의 '민주당 독재 심판' 내세워 [2024 총선]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7 15:51

수정 2024.03.17 15:51

한동훈 "대한민국 후진 세력 반드시 막겠다"
이재명 "이번 선거는 국힘과 국민의 대결"
'심판론 프레임 한계' 우려도 나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3.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3.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17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 모드에 돌입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독재 심판'을 내세운 가운데 선대위 인사들 사이에선 정책 선거로 승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은 연일 정권 심판을 앞세우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냐, 전진시키냐를 결정하는 선거고, 범죄자들이 뻔뻔스럽게 폭주하며 방탄한 민주당의 국회 독재를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벌써 '153석+α'라면서 샴페인을 터뜨리는 분위기"라며 "(민주당의) 이익 동맹인 조국 대표도 '야권의 200석'을 입에 올리며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목표는 원내 제1당을 되찾아 집권 3년차를 맞아 국정성과를 내야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힘을 싣는 것이다. 대선 이후 국회에서 거대 야당은 법안을 단독 처리하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야 간 갈등은 극에 달했는데, 제22대 국회에서는 여대야소를 달성해 이같은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총선 승리' 명분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 위원장은 민주당의 반대로 21대 국회에서 무산된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2년 추가 유예, 산업은행 이전 등 정부의 주요 정책을 거론하면서 "이번 총선은 지난 4년간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가 만든 난장판을 심판하는 국회 심판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민주당의 약한 고리인 공천 파동을 부각하면서 상대를 '이재명의 사당'이라고 명명한 반면 국민의힘은 '미래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정치개혁의 정당"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려는 범죄연대세력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이날 선대위에서는 민주당 심판론만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지역 선거 총괄을 맡은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번 총선을 여야 각자 유리한 프레임으로 '누구를 심판해 달라'는 심판의 선거로 가는 것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국민의 일상과 생활의 문제로 파고들어야 된다. 정책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야당을 향해 △정쟁이 아닌 정책 선거 △선거공작 없는 클린선거 △미래지향형 선거를 치르자고 제안했다.

한 위원장이 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을 연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과 출국 논란 등을 부각하면서 반격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라 국민의힘과 국민이 대결하는 날"이라며 "민주당의 훌륭한 후보들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이 승리할 수 있는 유효한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이해찬,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7 /사진=뉴시스화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이해찬,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7 /사진=뉴시스화상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도 "이제 현실 정치를 하지 않지만 내가 봐도 지난 2년간은 못 살겠더라"며 "굴욕스럽고 모욕적이고, 이런 정권 처음 봤다. '도주 대사'가 뭐냐,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이종섭 대사에 대한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심판론만으로 안 된다는 우려는 민주당에서도 나왔다.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싶지만, 우리에게 마음을 못 여는 분들에게도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며 후보들을 향해 재차 '입단속'을 당부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쓸데없이 논쟁을 불러일으키거나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표현을 쓰면, 험지에서 고생하는 동지들이 애써 쌓은 것들이 다 날아간다"고 강조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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