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만병통치약?" 日종교가 퍼뜨린 'EM'.. 국내선 전문의까지 홍보동원 '논란'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8 07:09

수정 2024.03.18 07:09

EM, 유산균·효모 등 80여 유익균 홍보
국내 지자체 53곳 211억 예산 투입
정작 日서 효과에 대한 의문 제기
사진출처=JTBC
사진출처=JTBC

[파이낸셜뉴스] 전국 지자체에서 'EM' 용액을 만드는 배양기를 주민센터에 설치해 무료로 보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EM은 '유용한 미생물'이라는 뜻으로, 업체들은 유산균, 효모, 광합성균 등 80여 종이 들어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EM은 과거 일본에서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과장돼 논란됐던 용액으로, 현재 한국으로 넘어와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홍보 과정에서 의사같은 전문가까지 동원됐다는 것이다.

17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내과 전문의 A씨는 지난 2014년 TV 생활정보 프로그램에 출연에 EM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방송에서 그는 "EM 쌀뜨물 발효액 희석을 했다.
10㏄씩 피부질환 부위에 도포했다. 하루에 3번씩, 95세 된 여자 환자다. 보통 병원에서 항생제를 사용한다 그런데 20일 정도 넘어가니까 실제로 저렇게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A씨는 JTBC 취재진에 "당시 검증된 사실을 말한 건 아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효과들이 있었다는 사람의 사례를 들어보고 그 효과가 있었으면 이러이런 기전일 수 있겠다고 추정한 거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말한 거 아니냐'는 물음에는 "편집해서 방송이 쓴 거다. 그거를 어떻게 입증할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 허락도 안 받고 (근거로 써서) 문제가 되면 나는 오히려 피해자다"라며 억울해했다.

통상 미생물은 토양에 비료로 쓰이거나, 쓰레기 탈취용으로 쓰는 등 주로 농업에서 활용된다.

그에 반해 일부 지자체들은 EM이 수질 개선, 아토피나 여드름 등 피부에도 좋다며 권장하고 있다.

정작 지자체에 납품하는 업체 측은 인체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 기존에 알려진 EM과 현재 유통되는 EM은 다르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JTBC 측에 "80여 종 그거는 한 30년 전에 나온 이야기라서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며 "실질적으로 조달에 등록된 균은 유산균 한 종이고 그 대신 이제 80여 종은 아니지만서도 최대 한 6~8개 정도 (미생물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는 탈취만 인증을 받았는데 그 외 '친환경적이다' '인체에 무해한'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가 유통 수단인 영상을 내리기도 했다.

JTBC 측은 전국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EM을 생활용도로 이용하는 지자체는 모두 96곳, 이 중에서 53곳은 지난 5년 간 211억의 예산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EM은 30년 전 일본의 한 교수가 만들었다. 해당 교수로부터 EM을 받아 한국에 처음 들여왔다는 관계자는 "EM 글을 보고 일본에서 직접 수입해서 제일 처음 시작했다. (일본 신흥종교) 구세교가 '구세 자연농법'이라고 해서… 구세가, 세상을 구한다는 종교다"라고 설명했다.

구세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북한 등 수십 개 국에 EM을 진출시켰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일본에선 이미 EM의 수질 정화나 토질 개량 효과가 적다는 결과가 수차례 나온 바 있다.


그럼에도 EM은 여전히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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