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고체전해질, 공정은 단순하게 품질은 2배로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8 09:02

수정 2024.03.18 09:02

전기연구원, 고체전해질 습식 합성 공정 개발
전해질 재료의 분쇄과정 없어 제조 비용 절감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이 습식 합성 공정으로 만든 고체전해질 분말(왼쪽)과 이를 활용한 전고체전지 시제품. 전기연구원 제공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이 습식 합성 공정으로 만든 고체전해질 분말(왼쪽)과 이를 활용한 전고체전지 시제품. 전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이 전고체전지의 고체전해질을 공정 과정과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품질을 2배 이상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고체전해질 입자크기 제어 및 습식 합성 공정' 기술로, 복잡한 과정 없이 간단한 습식 합성 공정만으로 미세한 고체전해질을 제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8일 전기연구원에 따르면, 기존의 고에너지 볼밀링을 통한 '건식 합성' 및 분쇄 기술로 만든 고체전해질의 이온 전도도는 2mS/㎝이지만, 새 기술로 만든 고체전해질은 4.98mS/㎝로 2.5배 높다.

박준우 박사는 "원재료의 적절한 선택과 화학 반응의 확실한 제어를 통한 '단순 공정'으로 고체전해질을 미세화하기 위해 진행됐던 복잡하고 비싼 공정을 건너뛸 수 있게 됐다"며 "매우 간단해진 공정에도 고체전해질의 품질은 훨씬 뛰어나 양산화·상용화를 위한 '기업 접근성'과 '효율성'을 모두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가운데)팀이 습식 합성 공정으로 제조된 고체전해질과 이를 활용한 전고체전지 시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가운데)팀이 습식 합성 공정으로 제조된 고체전해질과 이를 활용한 전고체전지 시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은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하지만, 고체전해질은 전고체전지에 활용되려면 입자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수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매우 작아야 한다.

그동안 국내외 많은 연구진이 다양한 방법으로 제조했던 고체전해질은 입자가 커서 기계적인 분쇄 등 별도의 공정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적·물리적 비용 소모가 드는 것은 물론, 분쇄로 인한 고체전해질의 성능 저하는 상용화를 막는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단순한 공정만으로 미세하고 이온 전도도까지 높은 고체전해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황화리튬 등 미세한 원재료를 도입하고, 각각의 물질이 화학 반응으로 발생시키는 '핵 생성(Nucleation)' 속도를 제어해 최종 생성물의 입자 크기를 크게 줄이는 방법을 활용했다.
이를통해 복잡한 과정 없이 간단한 습식 합성 공정만으로 미세한 고체전해질을 제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기연구원은 전고체전지와 관련된 특허 출원 등을 다수 완료했으며, 기업에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에너지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Energy Storage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