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홍콩ELS 배상 '가늠자' 대표사례 결과 내달 나온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8 18:30

수정 2024.03.18 18:30

금감원, 판매사별로 1~2건 선정
두세달 걸리던 분조위 대폭 단축
이르면 상반기 배상 시작될 수도
금융감독원이 4월 안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대표사례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과를 발표한다. 금감원 분조위 결과를 최종 확인한 뒤 은행권이 자율배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빠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투자자에 대한 배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조기배상이 가능하도록 판매사별 불완전판매 대표사례 선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금감원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만간 H지수 기초 ELS 불완전판매 대표사례를 선정하고 다음달 내 분조위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금융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 대표사례 선정부터 분조위 개최까지 2~3개월이 걸리는데 이 기간을 크게 단축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대표사례 선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별로 1~2건이라도 대표사례를 뽑으려 하고 있다"며 "판매사 현장점검과 민원조사 등을 바탕으로 사례를 분류한 뒤 법률검토 등을 거쳐 대표사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감원 현장점검을 받은 주요 판매사가 11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표사례가 최소 10건 이상, 최대 20건 이상 나올 수 있는 셈이다.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6건)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H지수 기초 ELS 계좌만 40만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대표사례를 통해 판매사와 투자자가 배상비율을 가늠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ELS의 경우 투자자별 가감요인을 0~100%까지 정교하게 세분화했다. 연령, 금융상품 이해도, ELS 투자경험 등에 기준에 따라 배상을 아예 못 받을 가능성과 손실 전액을 배상받을 가능성도 모두 열어뒀다는 점에서 사례별 셈법이 매우 복잡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최대한 다양한 배상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대표사례를 선정할 것"이라며 "분쟁조정 결정문에도 자세한 판단 과정을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대표사례 선정 및 자료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분조위에 대표사례를 회부할 예정이다. 이후 양 당사자에게 조정 내용을 통보하고 양측이 수락하면 최종 조정이 성립된다. 대표사례 이외의 분쟁민원 건은 분조위 결과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된다.


은행권은 현재 자율배상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분쟁조정기준안 관련 기본 배상비율, 홍콩ELS 가입 사례별 고려요소 등을 면밀히 분석해 법률검토 중이다. 다만 자율배상을 결정하더라도 이사회를 설득하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내부감시자인 이사회로부터 공감대를 얻어야 배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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