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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금속·곡물 인플레에 상품중개업체들 160조원 돈방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9 02:02

수정 2024.03.19 02:02

[파이낸셜뉴스]
석유·금속·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폭등하면서 이를 중개하는 상품중개업체들이 돈방석에 앉았다. 이들 상품중개업체들은 현재 160조원 현금을 쌓아두고 이를 직원 급여와 상여금, 주주 배당을 높이고, 관련 산업 투자 등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연합
석유·금속·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폭등하면서 이를 중개하는 상품중개업체들이 돈방석에 앉았다. 이들 상품중개업체들은 현재 160조원 현금을 쌓아두고 이를 직원 급여와 상여금, 주주 배당을 높이고, 관련 산업 투자 등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연합


5년에 걸친 석유·금속·곡물 등 상품가격 급등세 덕에 이들 원자재를 거래하는 상품중개업체들이 160조원 돈방석에 앉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 보고서를 인용해 상품중개업계가 현재 700억~1200억달러(약 93조~160조원)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행, 헤지펀드, 독립 중개업체, 브리티스페트롤리엄(BP), 셸 같은 석유메이저에 이르기까지 상품중개 활동에 나선 이들의 총순익은 2018년 이후 2022년까지 5년 사이 3.1배 넘게 폭증했다.

2018년 360억달러이던 총순익이 2022년 1480억달러로 불어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순익이 3배 넘게 폭증한 주된 배경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올리버와이먼은 상품중개업계의 지난해 총순익은 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2022년에 비해 약 30%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전 평균에 비하면 약 2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올리버와이먼이 제시한 총순익은 세금, 급여, 보너스 등을 차감하기 전 순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비톨, 트라피구라, 건버(Gunvor), 머큐리아 같은 비상장 독립 상품중개업체들이 두드러진 성공을 거뒀다.

이번 보고서 공동저자인 올리버와이먼 파트너 애덤 퍼킨스는 이들 비상장 중개업체들이 지난 5년 동안 매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퍼킨스는 그 결과 이들은 엄청난 돈방석에 앉았다면서 이들은 이제 이 돈을 어디에 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독립 에너지중개업체인 비톨은 2022년 총순익이 151억달러(약 20조원)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돈방석에 앉은 비톨은 돈잔치를 벌였다.

직원 3311명에게 급여와 상여금으로 평균 78만5000달러(약 10억원)를 지급했다. 또 기업이 청산할 경우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인 순지분(shareholder equity·SE) 전체 규모를 258억달러로 2배 가까이 늘렸다.

비톨 경쟁사인 트라피구라도 지난해 9월 마감한 회계연도 총순익이 사상최대인 74억달러(약 9조8700억원)에 이르렀다.

트라피구라는 우리사주를 갖고 있는 직원 1200명에게 배당으로 전년비 3배 많은 59억달러(약 7조8700억원)을 지급했다.

막대한 돈을 긁어모은 이들 비상장 상품중개업체들은 또 이 돈으로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한편 연관 산업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비톨은 지난달 지중해 섬 사르디나에서 가장 큰 정유소를 보유한 이탈리아 기업 사라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17억유로(약 2조4700억원)짜리 인수다.


이에 앞서 건버는 지난해 12월 BP로부터 스페인의 에너지플랜트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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