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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세계 최초 HBM3E 양산…이달 말 엔비디아 납품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9 15:23

수정 2024.03.19 15:23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한 HBM3E.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한 HBM3E. SK하이닉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메모리(HBM)3E(HBM 5세대) 양산에 성공했다. 이달 말부터 HBM 시장 '큰 손' 엔비디아에 납품을 개시한다. 차세대 HBM 시장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마이크론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도자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19일 초고성능 인공지능(AI) D램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이다. 앞서 미국 마이크론이 24기가바이트(GB) 용량의 HBM3E 8단(H) 양산 사실을 공개했지만, 고객사 납품을 전제로 대량 양산에 나선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수 탑재되는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일반 D램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향상시킨 제품이다. HBM 5세대인 HBM3E는 HBM3 성능과 용량을 개선한 제품이다.

SK하이닉스가 HBM3E를 납품하는 곳은 세계 최대 GPU 업체인 엔비디아다. SK하이닉스의 HBM3E는 엔비디아가 공개한 차세대 AI용 GPU 'B100' 등에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자사 HBM3E가 속도와 발열 제어 등 AI 메모리에 요구되는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이 제품은 초당 최대 1.18테라바이트(TB) 데이터를 처리한다. 이는 풀HD급 영화 5GB 기준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효과적인 발열 제어를 위해 어드밴스드 매스 리플로우 몰디드 언더필(MR-MUF) 공정을 적용해 열 방출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시켰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공정과 열 방출에 효과적이다.
SK하이닉스의 어드밴스드 MR-MUF는 기존 공정보다 칩을 쌓을 때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휨 현상 제어도 향상했다. 이를 통해 HBM 공급 생태계 내에서 안정적인 양산성을 확보했다.


SK하이닉스 류성수 HBM 비즈니스담당(부사장)은 “세계 최초 HBM3E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성공적인 HBM 비즈니스 경험을 토대로 고객관계를 탄탄히 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 위상을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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