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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당정 갈등 속히 봉합하고 선거에 총력 모아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9 18:40

수정 2024.03.19 18:40

이종섭·황상무 문제 놓고 알력 심화
대의 위해 양보와 사퇴로 해법 찾길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을 방문해 나경원, 장진영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화상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을 방문해 나경원, 장진영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화상
4·10 총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정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종섭·황상무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은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국민의힘의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순위를 놓고도 갈등이 불거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서는 지역구 판세가 불리하게 전개되는 국면에서 발생한 이종섭·황상무 논란은 엎친 데 덮친 격의 악재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에 대한 대통령실의 판단은 결국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사안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실제로 그럴 수 있다. 황 수석의 경우 발언 내용이 거두절미한 상태로 보도됨으로써 본질을 왜곡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 눈높이는 그렇지 않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입장에서는 마음이 다급하다. 사건의 진실을 따지기보다, 비록 오해에서 비롯됐다 해도 국민과 유권자의 의중을 읽고 따르는 것이 맞는다. 선거에서 지면 다 허사다. 민심을 얻기 위해 쌓아온 노력이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비례대표 공천도 마찬가지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천이 아니라고 했지만, 사천만이 문제가 아니다.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잘 파악하고 국민이 공감할 만한 인물을 공천했느냐다. 골프접대를 받아 직급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공직자를 추천한 것에 누가 찬성하겠는가. 결국 국민의미래는 이 공직자 공천을 취소하지 않았나. 호남 출신 인사들을 배제한, 이른바 '호남 홀대론'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느 당이든 선거에서 이기려고 분투하지만, 여당이 선거에서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는 있다. 한 정당이 너무 많은 의석을 가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현 21대 국회에서 모든 국민이 목도하지 않았나. 무소불위의 입법독재를 막기 위해 많은 의석을 얻고자 애쓰는 여당에는 호재가 만발해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런 마당에 국민의 여론에 배치되는 태도를 고수하는 대통령실은 대체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없다. 선거에서 져도 사람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인가. 해법은 얼마든지 있고, 지금으로서는 논란의 두 인물의 사퇴라는 강수를 두는 게 답이다. 그것도 두 사람이 스스로 판단하는 게 자연스럽다.

억울함이 있어도 대의를 위해 인내하고 머리를 숙이는 게 정치다. 다음을 위해 한발 물러서는 것은 최후의 승리를 위한 양보다. 그렇게 해도 여당의 처지에서는 판세가 심상찮다. 지지자들로서는 중대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당정 갈등이 안타깝기도 하고 마음을 졸이게 하는 일일 것이다.


김건희 여사 가방 논란 때와 마찬가지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하루속히 비공개로라도 만나서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단지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야당과 대등한 의석 획득은 향후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과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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