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대증원 대학별 배분..의료계 '극렬' 반발 "파국적 결과 초래할것"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0 14:59

수정 2024.03.20 14:59

증원 규모 2000명, 각 의대별로 배분 마쳤다
의료계 "마지막 다리 끊어..파국적 결과 초래"
전공의 이어 의대교수 사직서 제출도 본격화
20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따른 의과대학별 배정이 발표된 가운데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0일 정부는 각 대학별 의과대학 정원 배분을 발표했다. 2025학년도부터 의대정원은 2000명이 증원되며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수도권·비수도권에 2대 8 비율로 배분됐다.

의사와 의사단체는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발표 직후 강력하게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고, 정부에 정책 추진을 백지화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의대 증원 방안이 실제 대학별로 배분되면서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정부는 늘어날 의료 수요를 고려하면 의대 증원 2000명은 오히려 부족한 수준이고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의료계는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한달 전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도 불가피해졌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료 붕괴 정책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지 말라"며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 붕괴 정책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조속히 의료가 정상화될 수 있게 지금이라도 현명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비대위는 "의대별 정원이 확정 발표된다면 이는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임과 동시에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다리마저 끊어버리는 파국적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의대별 정원 발표는) 의료를 붕괴시키는 국가파괴행위리며 정부가 자초한 의료공백 사태를 해결하기는 커녕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의대 증원 2000명 정책에서 정부가 선제적 양보를 해달라고 요구했던 의대교수들도 정부의 이번 결정에 따라 오는 25일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행동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번 의과대학별 증원 규모 확정으로 의대 증원 2000명 규모에 대한 협상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다. 이날을 기점으로 사직서에 동참하는 대학·교수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한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한 연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오후 온라인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선다.

한편 정부의 의사 면허 정지 등 압박에 대해 의사 단체도 법적인 대응에 나섰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전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2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사직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통해 권한을 남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조치가 직권남용에 해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무개시명령과 같은 정부 조치가 의료법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홍푸른 법무법인 디센트 대표변호사는 "직권남용에 해당하려면 직권을 법적 허용범위를 넘어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며 "정부정책에 따라 법적 허용범위 내에서 조치를 취했다면 그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거나 법 집행이 엄격했다고 해서 위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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