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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긴장 가능성, 금값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1 11:03

수정 2024.03.21 11:03

지난해 12월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제 금값이 갑자기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처음으로 온스(31.1g)당 2200달러를 돌파해 2222.39달러까지 오른 후 2200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갑작스러운 금값 상승 원인에 대해 지정학적 긴장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금값이 앞으로 추가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행들이 계속해서 기록적인 규모의 매입을 이어가고 있어 높은 금리와 미국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금값을 올려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계금위원회(WGC) 고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금을 역대 최대 규모로 매입한 중앙은행들이 올해에도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안전 자산 확보 수단으로도 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씨티의 북미 지역 상품 연구 이사 아카시 도시는 러시아와 중국에서 주로 매입했던 것에서 최근 수년동안 다른 중앙은행들도 사들이는 등 다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중앙은행 중 가장 금을 매입한 인민은행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금을 사들이고 있으며 줄어들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WGC는 중국의 경제가 부진하고 부동산 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안전자산으로 금 투자가 활발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인민은행 다음으로는 폴란드의 중앙은행이 금 130t 어치 매입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가 재정적 안정을 위해 적극 매입에 나섰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금 76.51t을 사들여 세계 3위 매입국이 됐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은 금 투자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으나 WGC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리스크를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WGC 중앙은행 담당 이사 판 샤오카이는 소비자 유통 수준에서 중국의 금 수요는 지난해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은 인도를 제치고 보석용 금 수입국이 됐다.

인도는 결혼식이 많은 10~12월, 1~3월 금 수요가 많다.

판은 “인도에서 금은 최고의 선물 가치 수단으로 특히 결혼 시즌에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승하는 금값은 인도의 보석용 금 구매 수요를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에 인도의 보석용 금 소비는 562.3t으로 전년도에 비해 6% 줄었다.

하지만 올해 1월에만 월별로는 2022년 7월 이후 가장 많은 8.7t를 사들인 인도중앙은행의 수요는 계속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지난해 튀르키예의 금 수요가 전년도 보다 2배 증가했다.

지난해 물가 급등과 대통령 선거 실시, 리라화 변동성 우려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금으로 몰리게했다.


씨티의 도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에 국제 금값이 온스당 23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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