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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32년 전기차 전환 목표 하향...67%에서 56%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1 13:50

수정 2024.03.21 13:50

美 EPA, 2027~2032년 배출가스 규제 최종안 확정 당초 목표했던 2032년 전기차 비율 67%에서 56%로 하향 대선 앞두고 업계 노동자 및 소비자 반발 의식한 듯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1월 17일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전기차를 시승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1월 17일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전기차를 시승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오는 2032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던 미국 정부가 전기차 비중 목표를 56%로 낮춰 잡았다. 이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내연기관 관련 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청(EPA)은 20일(현지시간) 발표에서 국가 오염기준 최종안을 발표했다. 해당 규정은 2027~2032년에 판매되는 승용차와 경트럭, 중형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CO₂), 비메탄계 유기가스(NMOG)와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 등의 허용량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EPA는 지난해 4월 12일 오염기준 초안을 발표하고 업계 및 전문가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EPA는 초안에서 2032년 신차의 평균 CO₂ 배출량을 2026년 대비 56% 줄인다고 예고했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2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67%까지 늘어야 한다.

그러나 EPA는 20일 발표한 최종안에서 2026년 대비 2032년 배출량 감소폭을 49%로 낮췄다. 그 결과 2032년 기준 신차 내 전기차 비중은 56%로 낮아질 전망이다. EPA는 56%의 배터리 전기차(BEV) 외에도 신차 판매량의 13%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이 차지한다고 내다봤다. 해당 전망에 따르면 신차 가운데 내연기관 자동차 비율은 29%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EPA는 새 규제가 도입되면 2055년까지 CO₂ 배출량이 약 70억t 줄어들고 사회 전체에 공기 질 개선과 연료비 절감 등을 통해 연간 1000억달러(약 132조원)에 가까운 긍정적인 효과가 생긴다고 추산했다.

이번 조정은 주요 완성차 업계 및 중개인 단체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제조사들은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로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22년 5.8%에서 2023년 7.6%로 늘었다.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등 경합주에서 표를 얻기 위해 현지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 근로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또한 일부 우파 단체들은 정부의 전기차 전환 방침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반발중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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