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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 시장될 것"...'비트코인 ETF' 성공시킨 블랙록의 다음 목표는 [코인브리핑]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2 05:00

수정 2024.03.22 05:00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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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성공시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다음 블록체인 아이템으로 '실물자산토큰(RWA)'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각국의 규제가 미비된 상황에서 너무 장밋빛 전망을 그려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RWA, 2030년 16조달러로 성장"
21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첫 실물자산토큰(RWA·Real World Asset) 펀드 신청서를 제출했다.

블랙록이 출시를 신청한 펀드는 '블랙록 USD 기관용 디지털 유동성 펀드(BlackRock USD Institutional Digital Liquidity Fund)'으로, RWA 기업인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와의 협력해 출시한다. 펀드 규모는 최소 10만달러(약 1억3235만원)로, 이더리움(ETH) 블록체인에서 토큰화될 예정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당시 “다음 단계는 금융 자산의 토큰화”라며 “이를 통해 채권, 주식 시장의 불법을 해결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블랙록은 지난해부터 펀드를 조성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RWA는 자산을 토큰화한다는 점에서 토큰증권(ST)과 비슷한 개념이다. 그러나 토큰증권이 자본시장법상 증권(Securities)에 해당하는 자산에 한정되지만, 모든 '자산(Assets)'을 토큰화한다는 점에서 더 넓은 개념이다. 업계에서는 RWA를 증권시장보다는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로 분류하는 편이다. 자산 토큰화(RWA)가 활성화되면 △유동자산 다양화 △자산유동성 증가 △결제속도 증가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에서 채권을 토큰화하며 RWA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1월 기준 토큰 채권의 전체 발행 규모는 1억달러(1323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1월 기준 8억6200만달러(약 1조1408억원)으로 1년 새 약 8배가 성장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RWA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16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클레이튼과 아이티센 등 블록체인·핀테크업체들이 RW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클레이튼재단의 서상민 이사장은 "클레이튼 메인넷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새로운 실물 자산들(RWA)의 토큰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라며 “핀시아와의 통합 메인넷 구성 프로세스와 함께 탈중앙화금융 프로젝트를 발굴 및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갈 길 멀다"
전문가들은 '방향성'에 대해 동의하지만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리스크는 '규제의 부재'다. 자본시장연구원 명주희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RWA 규제가 미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가상자산 투자기업 프레스토랩스도 "부족한 규제는 크립토 업계 발전에 가장 큰 제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며 "발행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 해킹 등이 발생했을 때의 책임 소재 등이 여전히 고민거리"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외 디파이 생태계에서는 최근 해킹 사건이 급증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RWA가 블록체인산업과 자산시장에서 큰 줄기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방향성에는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토큰증권처럼 기존의 법령을 개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각 국가들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어느 정도로 신뢰하고 활용할지 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RWA에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해당 기업이나 프로젝트에서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진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블록체인산업에서는 실질적인 기술 진보보다는 마케팅 차원에서 비슷한 개념들이 난립하곤 한다"며 "토큰증권과 RWA도 사실 큰 차이가 없는 개념이라 너무 큰 환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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