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독도는 일본땅" 왜곡 심해진 日교과서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2 16:47

수정 2024.03.22 16:47

이신철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운영위원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주이씨 화수회관에서 열린 2024 채택 일본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결과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신철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운영위원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주이씨 화수회관에서 열린 2024 채택 일본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결과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기자】 내년부터 사용될 일본의 새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거나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는 왜곡이 실렸다.

22일 일본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한 중학 사회과 역사(8종), 공민(6종), 지리(4종) 교과서를 연합뉴스가 분석한 결과 독도는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는 표현이 들어간 교과서가 전체 18종 중 15종으로 83.3%였다.

'한국의 불법 점거' 주장은 공민과 지리 교과서에는 모두 기술됐고 역사 교과서 5종에도 포함됐다.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술은 2020년 검정 교과서 17종 중 82.4%인 14종에 담겼는데,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역사·공민·지리 교과서 18종 가운데서는 88.9%인 16종에 들어갔다.


구체적으로 지리 교과서에는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출판사 도쿄서적), "일방적으로 공해상에 경계를 설정해 해양경찰대와 등대를 두고 불법으로 점검하고 있다"(제국서원) 등의 표현이 들어있다.

공민교과서에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교육출판), "명백하게 일본 고유의 영토이지만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이쿠호샤) 등으로 설명돼있다.

지리·공민 교과서의 경우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부분에는 빠짐없이 지도나 사진, 삽화 등이 함께 실렸다. 일본 주변 지도에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표시하면서 그 안에 찍은 점 옆에 '竹島'(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라고 크게 명기하는 식이다.

역사 교과서에는 "일본 정부는 1905년 1월 일본 영토로 편입할 것을 각의에서 결정했다"(마나비샤), "1948년 건국한 한국은 1952년에 새 경계선을 해상에 설정해 다케시마를 한국령에 넣었다"(야마카와) 등의 설명이 담겼다.

일본이 한국의 일방적인 행위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식으로 내용을 조금씩 변경한 부분들도 눈에 띈다.

지유사의 새 역사 교과서에는 '이승만 라인의 비극'이라는 제목으로 독도에 대해 보충 설명한 박스 형식의 디자인과 이승만 라인은 한국이 국제법에 반해 일방적으로 설정한 것이라는 주장을 반영한 지도를 실었다.

'이승만 라인'은 1952년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인접 수역에 대해 선언한 해양 주권선이다.

또 이쿠호샤의 현행 공민교과서에는 독도 영유권에 대한 한일 양국의 주장을 거의 동일한 분량으로 담아 정리한 표가 실려있었는데, 이 부분이 '이승만 라인'을 그려 넣은 지도로 대체됐다.


일본 중학생들이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 주장 근거를 배울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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