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범 임윤지 기자 = "매출이 지난달보다 40% 줄었어요."
서울 빅5 병원 중 한 곳에 입점해 있는 편의점주의 말이다. 해당 편의점 직원 A 씨는 "매출이 생각보다 많이 줄면서 발주량을 줄이고 있다"며 "김밥이나 도시락은 절반 정도로 물량을 줄였다. 이 정도로 타격이 있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전공의 이탈 사태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빅5' 병원 인근 소상공인들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대부분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2일 방문한 서울 빅5 병원 입점 매장은 물론 인근 가게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병원 내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B 씨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서 매출이 500만 원 정도 줄었다"며 "올해부터 임대료가 올랐는데 설상가상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외래 환자들과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는 병원 내 푸드코트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푸드코트 내 매장 직원인 30대 여성 C 씨는 "하루에 100~200명 정도는 감소했다"며 "지금 시간에도 북적북적해야 하는데 절반 이상 텅 비어있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은 임대형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한 건설사가 시설관리운영권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입점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해당 건설사에 임대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병원 내 입점 매장 소상공인들은 "이번 사태로 임대료를 깎아주거나 하진 않는다"며 "이번 달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우리들만 또 감당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특히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별 입학정원을 배정하며 2000명 증원 방침을 못 박자 의대 교수들은 진료·수술 축소를 예고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외래 진료 역시 줄일 전망이다.
앞서 지난 5일에는 한국중소자영업총연합회 등 자영업자 단체들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앞에서 전공의 복귀를 촉구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아직 전공의 이탈 사태 이후 관련 민원은 없었다"면서도 "코로나19 당시 대학가 주변 상권이 큰 영향을 받았던 것에 비춰보면 이번 사태로 주변 상권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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