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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해제 1년 지났는데도...점유율 '반토막'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4 11:39

수정 2024.03.24 11:39

한국 40% 수입하던 일본산 불화수소
수출규제 이후 아직도 20% 수준
"이전 수준 회복 못할 것, 미국 등 판로개척"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해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본 기업의 점유율이 조치 이전 대비 여전히 반토막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은 24일 수출규제 해제 이후에도 일본 반도체 소재의 한국 시장점유율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세정 등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는 수출 규제 직전 해인 2018년에는 한국 수입액 중 일본이 40% 이상을 차지했다.

2019년 규제 직후에는 점유율이 거의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2020∼2022년에는 10% 안팎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20%를 넘는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규제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불화수소를 제조하는 모리타화학공업은 수출 규제 개시 이후 첫 반년간 일본 정부의 수출 허가가 나오지 않아 수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에 수출할 수 없었다.
수출 규제 이후 회사의 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90%나 감소했다.

모리타화학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규제가 해제됐지만 한국 수출량은 앞으로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 등 다른 판로를 확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불화수소 제조업체인 스텔라 케미파 관계자도 "한국에서 '일본 리스크'로 일본 기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규제로 수출길이 막히자 해외 거점을 이용해 한국에 우회 수출한 일본 기업도 있다. 포토레지스트 제조 업체인 JSR은 일본이 아니라 벨기에 합작회사가 한국으로 포토레지스트를 수출했다.

아울러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고 한국에 제조 거점을 신설한 일본 기업도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일본에 의존해 온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와 조달처 다각화를 추진했고, 윤석열 정부는 소재·부품 국산화율을 2022년 30%에서 2030년까지 5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2019년 7월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의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에 한국 정부는 같은 해 9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제3자 변제)을 발표하면서 일본은 수출규제 해제, 한국은 WTO 제소 철회 조치를 각각 취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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