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대출 수익 짭짤하네...증권사, 신용이자 3조 벌었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4 14:52

수정 2024.03.24 14:52

[김토일 제작] 일러스트
[김토일 제작] 일러스트

[파이낸셜뉴스] 증권사들이 지난해 신용공여(대출)로 3조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연이은 주가 조작 사태 및 테마주 광풍에 증권사들이 증거금률을 높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주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자수익도 증가세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신용공여로 벌어들인 수익은 2조9216억원이다. 2022년(2조6472억원)과 비교하면 10.4% 증가했다.

신용공여는 투자자가 주식 매매 등을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매입자금을 빌려주는 ‘신용거래융자’와 투자자가 가진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예탁증권담보대출’ 등이 있다.


신용거래융자 수익은 2022년 1조5969억원에서 지난해 1조5657억원으로 약 300억원이 감소했지만 예탁증권담보대출 수익은 9960억원에서 1조2872억원으로 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증시가 하락하면서 빚투 수요가 감소했고, 2차전지 등 테마주 광풍에 증권사들이 증거금률을 상향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신용거래융자 수익도 줄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달리, 예탁증권담보대출은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고, 주가 조작 사태가 잇따르면서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증거금을 납입하려는 자금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해석이다.

실제 예탁증권담보대출 잔고는 2022년 말 18조8692억원에서 지난해 말 21조978억원으로 12% 증가했지만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5285억원에서 17조5584억원으로 6% 늘어나는데 그쳤다.

IBK투자증권 우도형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조가 짙어진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지난해 3·4분기부터 연말까지 많이 빠지면서 이자수익도 같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을 담보로 잡는 예탁증권담보대출에 비해 신용으로 주식매입자금을 빌리는 신용융자가 자금 회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증권사들도 더 엄격히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많은 이자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신용거래융자 이자로 2495억원, 예탁증권담보대출 이자로 2103억원 등 461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4078억원)과 비교하면 13% 증가한 수치다.

주요 증권사 가운데 수익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지난해 신용공여 수익으로 809억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528억원) 대비 53% 급증했다.

키움증권(2368억원→2365억원), KB증권(1383억원→1303억원), 한국투자증권(1529억원→1289억원), 신한투자증권(838억원→777억원) 등은 신용거래융자 수익이 축소됐으나 예탁증권담보대출 수익이 늘어나면서 전체 신용공여 수익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수익은 신용융자 기준금리 통일이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이자 장사 논란을 해소하는 취지에서 증권사마다 다른 신용융자 이자율 기준금리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로 통일하는 모범규준 개정을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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