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AI 타고 빠르게 온 '반도체 봄'… 10만전자·20만닉스 고지가 보인다[부활한 반도체, 격화된 칩워]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4 18:18

수정 2024.03.24 18:18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개선
증권사, 목표주가 일제히 상향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본격적인 질주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등으로 반도체 업황에 봄이 찾아오면서 '10만전자' '20만닉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에 삼성전자 주가는 7.49% 상승했다. 이달 초 7만3000원 선에 머물던 주가는 지난 22일 장중 7만99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이제 8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5만6200원에서 16만9000원으로 주가상승률 8.71%를 기록했다. 연초 14만원대에서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는 평가 속에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랠리'에 올라타며 20% 가까이 상승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한때 7만원 선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차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미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 마이크론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랠리의 온기가 삼성전자에도 미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1조3612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코스피 순매수 1위에 올려놨다. 지난 18일까지 약 1조원어치를 팔았으나 이후 4거래일 동안 2조3672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5155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세 번째로 많이 산 종목으로 꼽혔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본격 상승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은 4조85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58.91% 증가할 전망이다. 4조원대 영업이익은 2022년 4·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SK하이닉스도 1조2971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석 달 전 4222억원, 한 달 전 1조625억원에서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어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실적은 메모리 사이클의 탄성적 이익 증가를 입증하는 이벤트로 해석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 이상의 실적개선과 함께 '엎치락뒤치락' 구도의 주가상승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0만전자'와 '20만닉스'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들어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이상 10만5000원), SK증권(10만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대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목표가를 20만원 이상으로 높이는 추세다.
SK증권이 22만원으로 제일 높다. NH투자증권, KB증권, BNK투자증권 등도 목표주가를 21만원으로 상향했다.


NH투자증권 류영호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하반기로 갈수록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HBM3E에 힘입어 매출액과 수익성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고성능 메모리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사이클의 수혜도 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