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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기업 신용등급 하향. 타깃은 유통, 건설, 증권[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8 05:00

수정 2024.03.28 05:00

[파이낸셜뉴스] 신용평가사들이 기업의 신용등급을 내리거나 전망을 낮추고 있다. 유통업계의 부진한 실적, 부동산 시장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진 건설 및 증권 업계가 타깃이다.

■ 대기업 계열사, 신용등급 줄줄이 하향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마트, 신세계건설, 롯데하이마트, 한국토지신탁, GS건설, SK어드밴스드, 한화에너지 등 대기업 계열사가 발행한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CP)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먼저 코로나19 이후 타격을 받은 유통업계 실적 부진이 심상치 않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2일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했다. 이마트의 신용등급이 AA-까지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부실한 실적과 재무 부담이 등급 강등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실적 부진으로 12년 만에 처음 신용등급이 A급으로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신평은 이달 롯데하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각각 낮췄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AA-에서 A+로 내린 바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건설 및 증권 업계, 부동산신탁사의 신용도를 흔들어놨다. 이달 GS건설의 신용등급은 A+에서 A0로, 한국토지신탁은 A0에서 A-로 내려갔다. 이마트 자회사 신세계건설도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떨어졌다. 대규모 영업적자가 계속된 탓이다.

■ 신용등급 전망도 '암울'
등급 강등 가능성이 커진 기업도 상당수에 이른다. 한신공영의 신용등급은 BBB0 수준이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대보건설의 신용등급은 BBB- 수준이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국내외 부동산 시장 둔화로 인한 PF 리스크 등이 주요 배경이 됐다.

이 외 한신평과 나신평은 지난달 초 SK어드밴스드의 CP 신용등급을 각각 A2에서 A2-로, 한기평은 한화에너지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다.

이들과 달리, 올해 들어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이뤄진 곳도 적지 않다.
신용등급이 높아진 곳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BBB+→A- △두산에너빌리티 BBB→BBB+ △에코프로 장기등급 A-→A0, 단기등급A2-→A2 △에코프로비엠 A2-→A2 △대성홀딩스 A→A+ △가나안 BBB-→BBB0 △현대코퍼레이션 A-→A0 등 7곳이다.

금투업계는 올해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우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PF 리스크,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신용도를 흔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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