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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직격탄’ 보험사… 외국인 고객 모시기 공들인다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5 17:51

수정 2024.03.25 17:51

국내 체류 외국인 韓인구 5% 육박
생명보험 가입건수 4년간 25%↑
삼성, 외국인 고객 전담조직 운영
한화, 설계사 외국인 비중 확대
교보, 외국어 상담 서비스 등 제공
‘저출생 직격탄’ 보험사… 외국인 고객 모시기 공들인다
저출생 직격탄을 맞은 보험업계가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0만7584명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5%에 육박한다. 게다가 동남아시아 등에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자국의 보험산업이 발달되지 않아 이에 대한 니즈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25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생명보험의 외국인 가입건수는 51만5000건, 가입자수는 3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외국인 가입건수 41만건, 가입자수가 26만1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25.6%, 19.5% 늘어난 수치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2017년 이후 외국인 고객 수는 매년 16.5% 성장하며 지난해 8만 명을 넘어섰다.
2017년 3만2000명이었던 외국인 고객 수는 2018년 3만7000명, 2019년에는 4만2000명, 2020년 4만9000명, 2021년 6만명, 2022년 7만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외국인 고객이 급증하면서 삼성생명은 2022년 12월 업계 최초로 외국인 고객을 관리하는 전문 조직 '글로벌지역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출범 초기 116명이었던 글로벌지역단은 1년여 만에 149명으로 늘었다. 글로벌지역단 이외에도 각 지점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설계사는 622명인데 귀화한 경우까지 합치면 866명에 달한다. 외국인 설계사의 국적은 중국계가 57%, 러시아계 33%, 기타 10%로 집계됐다.

삼성생명은 최근 보험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와 서비스를 외국어로 제공하는 '외국인 고객 케어 서비스'도 시작했다.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월 1회 다양한 보험 정보와 서비스를 해당 고객의 모국어로 제공하는 것이다. 일단 신규 가입고객 비율이 높은 중국어, 러시아어부터 시작해 추후 영어 등 다른 언어로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외국인 고객이 주로 가입하는 상품은 대부분 건강·상해 등 보장성 보험이었다. 삼성생명의 경우 외국인 고객의 84%가 건강·상해 보험을 들었고 종신보험은 14%, 연금·저축 보험은 2%가량이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 시장은 매년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외국인 특성에 맞는 컨설턴트 육성 시스템 및 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요 보험사들도 외국인 고객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한화생명의 자회사인 한화금융서비스 영등포광명지역단, 하남시 가평지점 등의 경우 외국인 설계사 비중이 80%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고객 편의를 위해 외국인 설계사들에게는 주요 교육자료를 중국어와 베트남어로 번역해 따로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른 언어로도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은 실손보험과 암보험을 특히 선호하고 자녀출산 연령대인 20~30대가 많다보니 태아보험, 어린이보험도 인기"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생으로 어린이 보험 가입이 급격히 줄고 있는 만큼 이들 외국인 고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122명의 외국인 설계사가 활동 중이며 '신시장'인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2019년 9월 업계 최초로 신계약 모니터링 외국어 상담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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