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기고

[특별기고]산림바이오매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선택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5 18:20

수정 2024.03.25 18:20

최준원 한국산림바이오에너지학회장·서울대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
최준원 한국산림바이오에너지학회장·서울대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된 요인이 화석연료의 남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저감 및 기후변화 억제라는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고 '유엔기후변화협약'(1992), '교토의정서'(1997), '파리기후협정'(2015), 및 '세계기상기구(IPCC)1.5℃ 특별보고서'(2018) 등을 채택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지난 해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개정, 탄소중립(Net-Zero) 실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산림바이오매스는 예로부터 태양, 바람과 함께 우리 인류의 삶을 이롭게 해주는 친근한 자원이었다. 산림바이오매스, 즉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면서 생장한다.
나무를 수확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 뒤 다시 그 자리에 묘목을 심고 잘 가꾼다면 지구환경을 이롭게 하는 산림바이오매스의 사이클은 무한 반복될 수 있다.

실제로 목재칩이나 펠릿 같은 산림바이오매스 연료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오히려 탄소배출 억제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지구촌이 맞닥뜨린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땅속의 탄소 자원 대신 친환경적인 산림바이오매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친환경 바이오에너지로 활용 가능한 산림바이오매스는 산림병해충 피해목, 가로수 벌채, 가지치기, 산불 피해목 또는 숲 가꾸기 등에서 나온 산물들로 원목 규격에 못 미치거나 원목으로 사용이 어려운 자원들이 포함된다.

최근 들어 일부에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벌채로 산림을 훼손한다는 오해 섞인 주장을 하는 것을 보았다. 이런 주장을 접할 때마다 관련 분야 전문가로서 우려스럽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다행히 정부는 이 제도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학계 및 산업계의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에너지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국소 전쟁 등으로 인해 발발한 에너지·물류 대란을 겪어보았다. 여전히 불안한 세계정세 가운데 급증하는 에너지 사용량을 안정적으로 감당하려면 에너지원을 다양화해 에너지 공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에너지 믹스'가 중요하고 이에 최적화된 산업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그간 방치돼 있던 국내 산림자원을 이용해 화석자원을 대체하도록 유도하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제도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선제 대응책으로 칭찬받아 마땅하다.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 이사회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2.5%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EU재생에너지 지침'을 채택하고 바이오매스 에너지 사용에 대한 지속가능성 기준도 강화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자원의 지속가능성에 기반한 '기후 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 이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두 말 필요없이 산림바이오매스가 최적의 솔루션이다.
바야흐로 산림바이오매스를 둘러싼 오해를 불식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서 산림바이오매스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최준원 한국산림바이오에너지학회장·서울대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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