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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판" "셰셰" 여야 수장들 ‘아슬아슬’ 말실수… 판세 뒤집는 변수되나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5 19:00

수정 2024.03.25 21:16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강동구 암사시장에서 전주혜(강동갑) 후보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강동구 암사시장에서 전주혜(강동갑) 후보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뉴스1
4·10 총선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수장들의 발언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격적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하면서 쏟아내는 말폭탄은 '선거 코 앞'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한다는 긍정적인 효과 이면에 '품격 실종'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대표의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발언을 비롯한 여야의 '친일·친중·종북' 프레임은 국익에도 해를 끼칠 수 있어 더욱 신중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유세 현장 발언 수위가 점차 선을 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선 한 위원장발(發)로 시작된 이른바 '깽판 공방' 이 대표의 '무식한 양반들' 등 거친 발언은 유권자에게 괜한 피로감만 준다는 비판이다.

전날 한 위원장은 "민주당은 모든 정책이 결국 정부를 끝장내자, 난장판을 치자, 깽판 치자 이런 이야기밖에 없다"고 공세했고, 이 대표는 "깽판치는 건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또한 이 대표는 같은 날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정부를 향해 "무식한 양반들아, 이렇게 하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경제통' 윤희숙 후보(중·성동갑)는 이날 "무식한 양반아, 돈 풀어서 인플레이션 잡자는 이재명 당신이 바보"라며 응수하기도 했다.

여야 내부에서도 자당 리더의 과격한 발언에는 경계심을 갖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의 한 보좌진은 "한 위원장이 투입되면서 바람이 확 부는 듯해 기대감이 컸지만, 유세 발언에 민주당 비판 외에 더 발전된 콘텐츠가 덜 담기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또한 민주당 관계자는 "후보들의 막말 논란으로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갔는데, 이제 당대표들의 발언이 세지는 점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세 현장에서는 선거 막판 발언이 격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자칫 말실수로 승패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발언이 세질 수밖에 없는 점은 이해하지만, 열광이 있는 곳엔 과열이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정치 지도자들의 품격이 떨어지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행이 반복된다면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중도층의 표심을 잡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안될 거란 예측이다. 최 평론가는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중도층이 5~7%로 많이 줄었다.
이럴 때 '닥공, 닥치고 공격'한다는 자세로 가면 스윙보터들의 마음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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