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부 대화 제안에도 교수들 환자 떠난다 [의대교수들 집단사직 강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5 19:02

수정 2024.03.25 21:13

"2000명부터 철회를" 강경입장
전국 대부분 의대서 줄줄이 사직
전의교협 "예정대로 진료 축소"
정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보류

전국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 디데이인 25일 집단사직서 제출에 돌입했다.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총회'에 참석한 교수가 사직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 디데이인 25일 집단사직서 제출에 돌입했다.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총회'에 참석한 교수가 사직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대 교수들이 결국 25일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진료 축소에 돌입한다.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 대열에 합류하며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의대 증원 2000명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에 대해 '유연처리'를 지시하면서 강대강 갈등 속 대화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 2000명 정책과 대학별 배정 철회 없이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고, 의정(醫政) 간 대화를 위해서는 이를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오갔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사직서 제출과 누적된 피로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주 52시간 근무, 중환자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외래진료 축소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졌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구로·안산·안암)의 전임·임상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총회를 개최하고 미리 작성해둔 사직서를 수거함에 모아두고 퇴장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울산대의대 교수 433명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연세대의대 교수들은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이외에도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 교수들이 사직을 결의했고 이를 이행 중이다.

정부는 전의교협 등이 정부와 대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방안을 모색해달라"고 말하며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달라"고 말한 것에 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한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의료개혁과 관련해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화와 협상 분위기가 조금씩 조성되고 있지만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강대강 대치는 여전하다. 정부도 이 같은 행보와는 별도로 비상진료대책 고도화에 나서며 의료공백 장기화와 환자의 불편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의료 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의 행정처분에 대한 유연한 처리방안을 당과 협의해 나가겠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현장 의료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중대본 회의에서 비상진료인력의 효율화를 위한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보건재난위기 '심각' 기간에는 개원의도 수련병원에서 파트타임 근무를 할 수 있고, 긴급한 경우 수련의사가 의료기관 밖에서 전자의무기록을 통해 처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약 60개 의료기관에 군의관 100명, 공중보건의사 100명을 추가로 파견한다.
지난 11일 이후 파견된 인력은 총 413명에 달한다.vrdw88@fnnews.com 강중모 김학재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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