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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천식 새 치료법을 찾았다 [알송달송과학]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6 23:00

수정 2024.03.26 23:00

미국 연구진, 새로운 치료법 제시
단백질 '피에조1'이 면역세포 과잉반응 막아
약물 '요다1'이 피에조1을 나오게 만들고
폐 염증과 기도 좁아지는 증상 멈추게 해
천식. 게티이미지 제공
천식.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환절기, 특히 봄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천식'입니다. 봄에는 황사나 미세먼지, 꽃가루가 많이 날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곤혹스러운 계졀이죠.

천식은 폐 속으로 공기가 들어오는 기도에 만성적 염증이 생겨 일어나는 질환입니다. 공기중에 있는 자극물질로 쉽게 과잉반응이 일어나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기도가 좁아져 숨이 차죠.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OECD 국가 간 주요 질환별 표준화 사망률 비교'에서 국내 천식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튀르키예와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3위로, OECD 평균 1.3명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또, 소아나 60대 이상 고령층에게 주로 발생했었지만, 최근에는 20대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천식 사망률 10만명당 2.1명

이런 가운데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대학교 케크 의과대학 연구진이 '요다1(Yoda1)'이라는 약물이 알레르기성 천식의 염증을 줄이고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26일(현지시간) '실험의학 학술지(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피에조1(Piezo1)'이라는 단백질이 폐에 있는 특정 면역세포를 너무 과잉반응하지 않게 해 줌으로써 알레르기성 천식을 치료하는 새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연구진은 피에조1이 작동하게 만드는 약물이 요다1이라는 것을 알아낸 것이죠. 요다1은 혈압과 적혈구량 조절에 관여하는 약물인데요. 이 약물이 피에조1을 작동하게 만들고 피에조1이 작동하면 면역세포의 과잉반응을 막으면서 천식 염증을 줄이는 원리입니다.

선천성 면역 세포의 일종인 제2형 선천성 림프구 세포(ILC2)는 폐와 피부, 몸의 다른 조직에 존재합니다. 폐에 있는 ILC2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이 존재할때 활성화돼 염증을 일으키는 신호를 만들어 다른 면역 세포를 폐에 모이게 합니다. 이를 방치하면 폐에 과도한 염증이 생기고 기도가 좁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천식 환자가 숨을 쉬기 힘들게 될 수 있습니다.

폐 염증 유발 세포 치료법 개발

케크 의과대학의 오미드 아크바리 면역학 교수는 "알레르기성 천식에서 ILC2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폐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이 중요한 세포들을 표적으로 삼아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알레르기 물질에 의해 활성화된 ILC2는 그 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피에조1이라는 단백질을 생산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피에조1이 단백질은 세포 외부에 작은 채널을 만들어주는데, 이 채널은 세포 주변의 변화에 반응해 열립니다. 그러면 세포 안으로 칼슘과 같은 물질이 들어와서 세포의 활동을 조절합니다.

연구진은 피에조1이 없으면 쥐의 ILC2가 알레르기 신호에 더 민감해지고, 그결과로 기도에 염증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러나 피에조1을 활성화시키는 요다1이라는 약물을 사용하면 ILC2의 활동이 줄어들고, 기도의 염증도 줄어들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알레르기에 노출된 실험쥐의 증상이 완화됐습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인간 ILC2도 피에조1을 생산한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인간의 면역 세포로 대체된 실험쥐에 요다 효과를 테스트했습니다.


아크바리 면역학 교수는 "실험쥐를 요다1로 치료하면 기도의 과민방응과 폐의 염증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요다1이 ILC2 기능을 조절하고 ILC2에 의존하는 기도 염증과 관련된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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